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고금리와 대출 부담, 공공 요금 상승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작업자들이 중고 주방기구를 정리하고 있다. 2023.3.1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지난해 소상공인 10명중 4명(36.2%)이 적자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을 포함한 10명 중 7명(67.5%)은 월 200만원의 이익도 내지 못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부담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소상공인업계에서는 직접대출 확대와 가산금리 조정 등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16일 소상공인연합회가 발표한 ‘2023 소상공인 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의 월평균 영업이익 조사 결과에서 ‘적자'(36.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100만~200만원 미만'(17.5%), ‘100만원 미만'(13.8%) 순이었다. 적자인 소상공인을 포함해 조사에 응한 소상공인 중 67.5%가 월 200만원의 이익도 거두지 못했다는 의미다.

소상공인연합회 ‘2023 소상공인 금융 실태조사’.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또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 97.4%는 여전히 부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 3명 중 1명(27.6%)은 ‘5000만~1억원’ 가량의 대출금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3000만~5000만원'(22.5%), ‘3000만원 미만'(15.8%)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대비 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한 소상공인은 10명 중 6명으로, 각각 ‘다소 늘어남'(32.3%), ‘매우 늘어남'(31.1%) 수준을 기록했다. 이중 3명 중 1명은 ‘매출과 수익 동반 하락’을 부채 증가의 이유로 꼽았다. ‘매출 하락'(37%),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 하락'(16%) 순으로 응답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89.7%가 대출 이자 부담 정도를 ‘매우 힘든 수준'(55%) 또는 ‘힘든 수준'(34.7%)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2.2%)이 대출원리금 등 금융 비용을 사업체 운영 시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상황을 버티기 위해 가계대출은 물론 2·3금융권까지 손을 대면서 부담이 가중된 것도 한몫한다. 조사에 따르면 대출 경험이 있는 소상공인 90.8%가 사업자금 조달 목적으로 가계대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같은 물음에 정책자금이라고 답한 소상공인(81.1%)보다 높은 수치다.

가계 대출 금액으론 ‘5000만~1억원 미만’이 26.5%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3000만 ~5000만원 미만’이 24%, ‘1억원 이상’이 19.7%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이 캐피탈이나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을 통해 빌린 대출금의 최고 금리도 상당했다. 제2금융권의 경우 ‘10%미만'(52.7%), 제3금융권의 경우 ’15~20% 미만'(38.5%)이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제 1금융권의 경우 대출 최고 금리가 ‘5%대'(20.8%)인 경우가 많았지만 제 2,3금융권처럼 10% 가 넘는 경우도 11.7%에 달했다.

소상공인들은 대출과 관련한 가장 큰 애로사항을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39.8%)와 ‘대출 한도 제한에 따른 추가 대출 불가'(36.2%)라고 언급하며 개선책을 요구했다. △’복잡한 대출 절차 및 구비서류'(11.2%) △’만기도래'(8.2%) △’담보 요구'(1.8%) △’기타'(0.8%) 등도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소상공인 2명 1명(47.8%)은 가장 필요한 금융 정책으로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 시행’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환대출 대상을 개인 대출로 확대'(15.2%) ‘기대출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14.4%) 순이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경기침체 및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출로 버티는 소상공인이 많은 만큼 직접대출 확대와 금융권 가산금리 조정 등 종합적인 금융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kimyewon@news1.kr

작년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적자…7명은 월 200만원도 못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