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 통보에 “언론 보도를 통해 봤다”고 밝혔다. 글로벌 복합 위기의 엄중한 상황을 맞아 대통령으로서 현안을 챙기기도 바쁘다는 취지다.
연일 혼돈이 계속되는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사태에도 “대통령으로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의 내분과 야당의 총공세 등 여의도 정치와 선을 긋고 민생 대응에 집중하려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 통지를 받았는데 지금 어떻게 보시느냐’는 질문에 “글쎄 지금 대통령으로서 경제와 민생이 우선이고 형사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언론 보도를 통해서 보는데 기사를 꼼꼼하게 읽을 시간도 없다”고 답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은 수사 과정에서 법 절차에 따른 것일뿐 대통령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기국회 첫날이었던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 요구가 통보되면서 여의도는 발칵 뒤집혀졌지만 윤 대통령은 분명히 선을 그은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으로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해 어떤 방향으로든 언급할 수가 없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또한 이틀째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09.02.
윤 대통령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내홍 사태에도 거리를 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관련 질문에 “저는 늘 당이라고 하는 것은 소속 의원과 또 우리 당원들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거기서 내린 결과는 받아들이고 따라가고 그렇게 하는 게 정당 아니겠느냐”며 “그래서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당은 정당 내부도 민주적 원리에 따라서 가동이 돼야 된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무슨 당무에 대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다”며 “우리 당이 어떤 민주적 거버넌스(지도체제)를 가지고 어려운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믿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겠지만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제가 취할 그런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 쇄신 과정에서 인사의 칼날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찰 출신 참모들만 비켜간다는 지적에는 경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직원들의 최고도 역량을 강조하셨는데 이 원칙이 검찰 출신들에게만 예외로 적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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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