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8700명 이상 급증했다. 올해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맞는 첫 명절인 만큼 이동량과 대면 접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설날 연휴 이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만큼 추석 연휴가 재확산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만6938명이다. 이날 확진자 수는 11일(2만8214명)보다 8724명 늘었다. 지난 9일 6만9410명 발생 이후 명절 내내 감소세를 유지하다가 연휴 마지막 날에 확진자가 급증했다. 일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도 확진자 수가 592명밖에 줄지 않았다.
이번 추석에는 올해 초 설 연휴보다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월 2일의 전국 교통량은 약 428만대였다. 그러나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의 전국 교통량 예상치는 약 543만대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교통량이 지난 설 연휴보다 100만대 이상 늘었다.
올해 설날 이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다. 설 연휴 시작이었던 1월 30일의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520명이었다. 2월 6일의 일일 확진자 수는 3만8684명으로 일주일 만에 환자가 두 배 이상 늘었다. 당시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침투한 상황에서 연휴 기간 이동량 증가까지 겹치면서 유행 규모가 커진 것이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도 추석 연휴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 청장은 지난 8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에서 “추석 명절을 맞이해 이동과 모임이 잦아지면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고향 방문을 계기로 60대 이상 고연령층을 포함한 고위험군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진자 급증이 검사 수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16만206건이었다. 이튿날 10일의 검사 건수는 7만8554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11일 검사 건수도 7만5275건이다. 12일 기준 검사량은 현재 집계 중이지만 연휴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 확진자 집계가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47명)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로 인해 의료기관의 사망 신고가 일부 지연됐을 수 있다”며 “사망 신고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여 규모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설날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도 쉽게 재확산이 오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인도에서 보고된 BA.2.75 변이가 BA.5를 밀어내지 못했고 고위험군의 4차 접종률이 예상보다 높아 재유행은 당초 우려보다는 심각하지 않게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델타나 오미크론 변이처럼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며 “변이 등장 속도도 소폭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음 유행 시기는 아마 빠르면 올해 12월에서 늦으면 내년 3월 정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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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