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가득한 유럽여행, 동유럽 여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체코 여행에서는 무엇을 즐기면 좋을까? 우리는 흔히 체코 여행을 가면 프라하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계획한다. 체코와 함께 오스트리아, 독일 등을 함께 엮어 유럽 2개국, 3개국 여행 등의 일정을 세우기도 하지만 오로지 체코만의 매력에 빠지는 여행자들도 많다. 지난 글에서는 체코의 소도시 <리토미슐>에 대해 소개했는데 오늘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프라하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근교 여행지인 <체스키크롬로프>에 대해 소개한다. 사실 체코 소도시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이기도 하고 체코 여행 시 되도록이면 꼭 다녀오려고 하다 보니 세 번 다녀왔던 곳으로 그만한 매력과 볼거리, 먹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체스키크롬로프는 체코 여행을 하는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근교 여행지 중 하나이다. 그렇다 보니 체스키크롬로프까지 가는 교통수단이 잘 갖춰져있다. 렌터카를 빌려 갈 수도 있고 버스를 타고 다녀올 수도 있다. 게다가 인기 있는 여행지다 보니 한인 투어를 포함해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데이투어 상품도 많이 활성화되어있다. 체스키크롬로프는 이른 아침 출발한다면 당일치기로도 이곳이 지닌 매력을 충분히 볼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1박 2일간 머무르는 걸 추천한다.

체스키크롬로프는 13세기에 건설된 중세 마을로 역사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된 관광지이다. 차에서 발걸음을 옮기면 한눈에 딱 들어오는 마을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데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건축 양식의 주황색 지붕들이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다. 13세기 체코 귀족 가문인 로젠베르크 가문의 중심지로 번성했으며 체스키크롬로프성, 성당, 정원,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가득한 광장이 이곳의 주요 볼거리이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을 중심으로 흐르는 보타바강의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곳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체스키크롬로프 성으로 향하다 보면 ‘이발사의 다리‘라고 불리는 곳을 지나게 된다. 주요 관광지와 성 사이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합스부르크 왕가의 서자 루돌프 2세가 정신병으로 사랑하는 애인을 죽인 뒤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사람을 마구잡이로 죽이자 여인의 아버지인 이발사가 거짓 자백하여 자신을 희생했다고 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다리라고 한다.

체스키크롬로프에 간다면 성 내부를 둘러보는 걸 빠뜨릴 수 없다. 성으로 가는 길목에 작은 다리가 하나 더 놓여있고 이 다리 아래에는 성을 둘러싸고 있는 수로처럼 생긴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는 실제로 곰이 살고 있다. 세 번이나 갔는데 한 번도 못 본 1인. 여러분은 꼭 봤으면 좋겠다! 성 내부를 천천히 걸어 다니며 건축양식, 장식 등을 둘러보면 좋다. 13세기에 지어진 이곳은 고딕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을 함께 만날 수 있으며 성 외벽에서부터 이처럼 화려한 양식을 마주할 수 있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을 천천히 둘러보며 가장 전망이 좋은 망또다리까지 다다르면 보타바 강과 마을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대게는 이곳까지 걸어온 다음 발걸음을 돌리지만 좀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싱그러움으로 가득 찬 체스키크롬로프 정원과 함께 숨겨진 맛집을 만날 수 있으니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

큰 규모도 규모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의 모습과 시원하게 물을 뿜어대는 아름다운 분수대, 화려한 장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자메츠카 정원>이며 <왕의 정원>이라고 불리며 군주의 정원, 영주의 정원이라고도 불린다. 계절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나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자메츠카 정원은 천천히 커피 한 잔 들고 산책하기 좋은 코스이다. 그리고 정원 안쪽에 체코 요리 전문점은 krcma marketa라는 곳이 있는데 추천하고 싶은 체스키크롬로프 맛집 중 하나이니 시간 여유가 된다면 이곳에서 식사를 즐겨보길 추천한다.

체스키크롬로프 성 내부를 둘러보는 건 무료이다. 하지만 일부 시설의 경우 유로로 이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곳 박물관과 성 전망대이다. 박물관 내로 들어서면 13세기에 사용한 무기, 갑옷 등과 함께 그 시대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박물관 투어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그리고 수많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위로 오르면 체스키크롬로프에서 가장 높은 곳인 전망대 최상층에서 마을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니 이곳도 놓치지 말자.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보니 이 근처엔 정말 높은 건물이 하나 없어 성 전망대에서 보는 뷰가 가장 높고 탁 트여있다.

체스키크롬로프는 마을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된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마치 중세 시대로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드는 건물과 분위기에 취하게 되는데 이곳을 당일치기가 아닌 1박2일의 일정으로 머문다면 특별한 투어를 할 수 있는 나이트 투어를 신청해 보자. 낮에는 알록달록한 건물의 모습과 골목에서 느끼는 다채로운 색의 즐거움이 있다면, 밤에는 낮과는 상반된 차분한 느낌의 체스키크롬로프를 만날 수 있다. 밤에는 비교적 인적이 드문 만큼 우리는 나이트투어를 신청해 다녔는데, 일반 야경투어와 달리 특별한 콘셉트의 투어 가이드가 우리를 중세 시대로 안내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어둠이 내려오면 약속된 장소로 횃불을 든 나이트투어 가이드가 등장하는데 콘셉트 자체가 과거로 타임 슬립해 체스키크롬로프의 전설과 역사를 즐기는 투어로 횃불을 들고 다니며 구석구석 마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각 건물마다 담긴 이야기 등 체스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체스키크롬로프 내에도 아름다운 호텔/숙소가 많지만 좀 더 특별한 체코 소도시 여행의 매력을 즐기고 싶다면, 호텔이 아닌 현지인이 운영하는 가정집 분위기의 숙소에서 머물러도 좋다. 체스키크롬로프 여행 중 머문 특별한 숙소는 마틴스키 믈린 Martinský mlýn인데, 옛 체코 가정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으며 심플한 체코 가정식 아침과 함께 스파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다.

오늘은 체코 프라하에서 편하게 오갈 수 있고 이국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감성 가득한 소도시 체스키크롬로프 여행을 소개했다. 골목골목마다 알록달록한 건물과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해 쇼핑, 먹거리, 관광까지 가득한 이곳은 앞서 소개한 나이트투어를 포함해 카약 등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통해 다채롭게 즐길 수 있으니 이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체스키크롬로프를 만나도 좋다.

체코 근교 여행 체스키크롬로프를 즐기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