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확보하여 인공 호수를 조성하고 그 주변에 꽃과 나무를 심어 자연 친화적 공원을 개장했으니 개장 초기부터 관심이 모아지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개방적인 수변공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과거에는 농업용수 제공을 위해 관리했던 저수지도 새롭게 정비하여 호수 공원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호수를 품은 도시로의 여행을 위해 이번에는 수도권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고양시로 떠나봅니다.

호수 공원과 약 570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3호선 마두역, 정발산역, 주엽역이 있으니 인공 호수 공원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유도 쉽게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정발산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일산문화광장에 조성된 고양 독립운동 기념탑 아래를 지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가 흐릿해진다 해도 31미터로 높이를 맞춘 의도와 고양시 출신의 독립운동가의 이름과 공훈은 또렷하게 남아있습니다.

살며 기쁨을 전하거나 슬픔을 달래주었던 꽃.
경기도 고양시가 ‘꽃의 도시’라는 것을 알리는 대형 화훼문화축제인 2023고양국제꽃박람회가 지난 5월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엔데믹을 선언하는 2023년에도 꽃박람회를 위해 지역 화훼농가에서 키운 꽃이 사용되었는데 멀리서도 눈에 띄는 것은 10미터 높이로 만든 꽃토끼 조형물이었습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호수 위에서 ‘수상 꽃 자전거’를 타는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페달을 밟아가며 전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용 가능한 20분 동안 체험자 모두 속도에는 욕심이 없습니다.
호수 위에서 보는 도시와 숲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이끌어내니까요.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시작되는 4.8km 하프마라톤 코스 구간 및 현 위치를 알리는 시계탑입니다.
마라톤을 하지 않아도 화장실을 포함한 주요 시설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니 표면에 남겨진 그림자도 멋스러운 지점별 시계탑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햇빛에 비치며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입니다. 오후 4시 반을 향하는 시간에도 눈부시게 반짝거립니다.
낮 기온이 20도를 넘는 오후에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치형 교각 내부입니다.
보행자를 위해 쉴 수 있는 쉼터도 조성되어 있고, 자전거 이용자도 피부로 느끼는 쾌적함이 좋아서 좀 더 서행하며 지나게 되는 구간입니다.
꽃을 사랑하는 도시가 선택한 교각 벽화도 자연스럽게 꽃을 테마로 완성되었습니다.

약속된 자전거 전용도로의 진행 방향이 있고, 천천히 걸어볼 수 있는 보행자를 위한 보행길도 있습니다.
도보로는 약 60분, 적당한 자전거 주행속도를 유지한다면 20분.
선택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은 달라도 일산 호수공원의 울창한 오월의 숲과 호흡을 맞춰보며 느끼는 만족감이라는 깊이는 동일하겠지요.

일산 호수공원의 북쪽 구역에는 밤이 되면 가동되는 분수와 빛(조명) 그리고 음악이 혼합된 노래하는 분수대가 있습니다.
4월 말부터 음악 분수 가동을 시작했으며 6월까지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1회,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8시, 8시 30분 2회, 회차별 20분 공연합니다.
분수대 인근에는 계절과 날씨 상관없이 방문하기 적당한 대형 아쿠아리움이 있습니다.
바닷속 자연 생태계의 모습을 대형 수조를 통해 관람할 수 있지만 육지에서 사는 동물들도 만나볼 수 있어서 방문객은 복합형 체험이 가능합니다.

광섬유를 사용한 해파리를 닮은 조명과 다양한 어종이 심해의 수초 주변을 이동하는 모습을 실루엣으로 표현한 이미지월도 아쿠아리움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니 아쿠아리움 내에서 길게 머물게 되는 장소가 해파리가 가득한 수조 앞이었습니다. 조용하게 즐기는 해파리 멍도 의외로 괜찮습니다.
보름달물해파리 사진입니다. 수족관이 아닌 우리나라 연안에서는 어구를 손상시키는 불청객으로 고압 분사기를 사용해 폴립을 제거하기도 합니다.

심해 속 새싹처럼 보일 수 있는 ‘정원장어(가든일)’은 길쭉한 몸통을 내밀며 흔들리듯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 플랑크톤을 먹기 위해 분주한 상황입니다.
느긋해 보여도 위험을 느끼면 눈을 한 번 깜짝할 사이에 다시 모래 속으로 숨어 들어갑니다. 유속이 빠른 상황에서는 내밀 수 있는 몸의 길이도 상대적으로 짧아집니다.

수조마다 주변의 연출 방법이나 조명의 밝기도 달랐습니다. 수면 위로 물안개가 연출되는 수조에는 피라니아가 있습니다.
보기에는 온순해 보이지만 먹잇감을 발견하면 떼로 달려들며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어 먹는 사나운 육식성 물고기라서 관련 영상을 보고 있으면 슬쩍 한발 물러서게 만듭니다.
괴물을 닮은 듯 생김새를 보면 피라니아보다 무섭게 느껴지는 ‘괴도라치’도 있는데 숨어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예상을 벗어난 부끄럼쟁이 물고기도 다른 수조에서 찾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두꺼운 발톱이 있어 나무를 타고 올라가서 맛있는 열매를 따먹을 수 있고, 손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수중에서도 먹이를 잡을 수 있는 라쿤입니다.
너구리와 비슷하여 줄무늬가 있는 라쿤의 꼬리를 통해 비교하기도 합니다.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며 먹이를 먼저 물에 넣어 씻은 듯 먹는 라쿤의 습관 때문에 좋아하는 먹이가 물에 녹지 않는 것이 라쿤에게는 다행인 거죠.

입장하며 만나게 될 동물을 형상화한 장식이나 인형을 두어 전시하는 정글탐험형 바위 놀이터 입구는 방문 기념 포토존이 되기도 합니다.
줄무늬 꼬리와 눈 주변이 검은 무늬라는 특징은 앞서 소개한 라쿤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라면 몸통보다도 훨씬 긴 꼬리를 알락꼬리여우원숭이가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줄리언 대왕을 통해 더욱 익숙해진 알락꼬리여우원숭이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물이라는 점은 마음을 무겁게 만드네요.
미어캣처럼 알락꼬리여우원숭이도 암컷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는 모계사회를 유지하며 지낸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무리를 지키기 위한 보초 순번이 나중에 정해질수록 미어캣의 서열이 높다고 하죠.
크게 다치지 않는다면 독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고, 기타 질병에도 강한 편이라서 히팅램프를 두어 미어캣 사육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리생활을 하면서 노출되는 행동 하나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는데 사람도 짜증을 유발하는 행동은 미어캣도 싫어하네요. 머리를 과하게 꾹꾹 눌러주다가 바로 응징을 당합니다.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 엉금 기어서 가자’
그물망 다리를 건널 때에는 ‘악어떼’라는 동요를 불러야 합니다.
걷다가 악어 모형만 봐도 깜짝 놀라게 되는데 다리 아래로는 움직임이 많지 않은 안경카이만이 살고 있습니다. 눈 주변에 돌출된 뼈 때문에 안경을 쓰고 있는 악어 같다며 붙여진 이름입니다.

원숭이 중에서도 소형종인 다람쥐원숭이는 작고 귀여운 외모로 어린이 관람객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잡식성이라서 과일 외에도 단백질을 보충해 주는 곤충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이동하며 다람쥐원숭이만의 균형 감각과 민첩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날아가는 새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라고 합니다.

아쿠아플라넷 일산 이용안내
관람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5층 스카이 팜은 오후 5시 30분 운영 종료)
입장료: 31,000원
입장료 할인:
1) 13세 이하, 65세 이상 방문객은 정상가 기준 10% 할인 적용
2)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최대 40% 할인, 중복 할인 불가
3) 멤버십 할인 (통신사 KT 15%, SKT 15~20%, LG 40% / 해피포인트 30%)
무료 입장: 36개월 미만

1996년 여객영업을 개시한 3호선 주엽역과 150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같은 해에) 설치된 조각 작품입니다. 제목은 ‘사랑의 보금자리’.
마을엔 큰 나무가 있어 나뭇잎이 개울물 위로 떨어져 흘러가는 가을 풍경이 보기 좋았다는 주엽마을에 포근하고 아늑한 이미지를 더하는 조각 작품 같았습니다.

일산 호수공원에서 가볍게 산책할 생각에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면 정발산역 1번, 2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고양관광정보센터>를 먼저 찾으세요.
무료 사용이 가능한 물품 보관함을 운영하고 있어서 부담은 줄이고, 일산문화광장을 지나 일산 호수공원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주의) 선택한 보관함 번호와 설정한 비밀번호를 꼭 기억하세요.

3호선 전철 타고 고양 여행, 물 만난 듯 반가운 호수 공원과 아쿠아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