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가 오는 7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의 공급가격을 인상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사 의약품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사진=뉴스1

한국MSD가 오는 7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의 공급가격을 인상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사 의약품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한국MSD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다실9의 한국 공급가격을 인상했다. 13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한국MSD는 오는 7월부터 가다실9의 국내 공급가격을 기존 13만4470원에서 8.5% 인상된 14만5900원에 공급한다. 지난해 4월 가다실9의 공급 가격을 15% 올린지 약 1년 만에 또 다시 가격인상에 나선 셈이다.

가다실9 공급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MSD의 생산시설 투자다. MSD는 최근 10억 달러 규모의 생산시설을 증축했고 가격 적정성을 평가한 결과 가다실9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국내에선 가다실4와 가다실9가 있다. 두 제품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번호에 따라 차이가 존재한다. 가다실9가 가다실4보다 예방 범위가 넓다. 최근 자궁경부암 관련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두 제품의 매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S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다실 매출은 39억40000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의약품 매출 순위 25위권 내에 위치한다. 한국에서도 가다실의 지배력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9년 가다실9의 수입실적은 2500만달러에서 2020년 6100만달러로 1년만에 2배이상 급증했다.

해마다 가다실 접종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 같은 공급가격 인상은 시장 접근성과 지배력을 비교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바이오협회의 지적이다. 단편적으로 경쟁제품이 있는 상황에서도 공급가격 인상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다실의 경쟁 제품에는 GSK의 서바렉스가 존재한다. 하지만 서바랙스의 한국시장 지배력은 가다실에 밀려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가격은 신약을 개발할 때 ▲높은 실패율 ▲개발기간 ▲시장규모 ▲경쟁상황 등이 반영되고 보건당국과의 협상 또는 시장경쟁 논리에 따라 매겨진다. 이후에는 특허만료와 경쟁 제품 출시에 따라서도 가격이 조정되기도 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특정 의약품의 시장 지배력이 크고 가격이 지속 올라 의약품 접근성에 영향을 준다면 그 원인이 파악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은 ESG보고서를 통해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MSD의 공급가격 인상은 이 같은 정책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ESG보고서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자사 의약품이 가능한 많은 환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가격책정 및 모델을 채택하고 의약품의 경제성을 개선하기 위해 소득수준, 지역의 경제성장벽 및 경제적 현실을 고려하고 있다. GSK는 저소득국가에 대한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하고 차등화된 가격 정책으로 백신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을 제고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의약품 가격은 접근성과 국민건강에 관련된 중요한 사항으로 의약품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되고 경쟁 제한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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