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주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장에 ‘치약과 혁띠’를 들고 나타나 간부들을 질책한 사연이 공개됐다.
1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깊은 회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총비서와 관련된 전원회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총비서는 회의가 열리기 전에 미리 현재 북한이 생산 중인 각종 인민생산품(공산품)을 준비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회의 도중 이 물건들을 회의장에 가지고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치약이나 아동용 벨트(혁띠) 등이 모두 망라돼 있었다.
그는 이 물건들의 품질과 가격 등 모든 요소들을 지적하면서 공산품의 질과 가짓수 등 ‘인민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는데, 노동신문은 이 대목을 김 총비서가 “안타까움에 젖어 격해하셨다”라고 묘사했다.
김 총비서는 “소비품의 질을 따지지 않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라며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다”라고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신문은 “회의장은 ‘혹독한 시련 속에서는 그정도의 소비품이라도 보장되면 다행’이라고 여긴 일꾼들이 없었나 하는 자책감에 휩싸였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신문이 전한 일화는 북한이 지난 11일 전원회의 결과를 공개하면서는 소개하지 않았던 모습이다.
뒤늦게 관련 일화를 소개한 것은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부각하기 위한 효과와, 김 총비서의 통치 능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애민주의’를 수시로 부각하면서 최고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보도가 반드시 ‘없는 사실’을 꾸며서 전하거나, 이미지 부각만을 위해 나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덕훈 내각총리가 평양의 공산품 생산공장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직접 챙긴 사안을 즉각적으로 점검,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김 내각총리가 현장을 점검한 뒤 “소비품 생산을 올해 경제과업들 중 급선무의 하나로 정한 전원회의 결정을 무조건 관철하기 위해 분발력과 투쟁력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seojiba3@news1.kr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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