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소비자 물가 폭등에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할 것이란 공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고 코스피는 250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14일 오전 9시1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36.35포인트(1.45%) 내린 2468.16을 나타냈다. 장중 코스피가 2500선이 붕괴한 것은 2020년 11월 13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31.55 포인트(1.26%) 내린 2472.96에 개장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 급락은 지난 밤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기대치 조사 발표를 통해 향후 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6.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나스닥은 4.68%나 빠졌다. 다우지수는 2.79%, S&P500은 3.88%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 봉쇄, OECD 경기선행지수 둔화로 경기침체 이슈가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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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00원 목전… 정부 구두개입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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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인 13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6.8원 오른 달러당 1290.8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한 뒤 개장 직후 1292.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소폭 하락한 뒤 129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5월 12일 장중에 세운 연고점인 1291.5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면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13일(1315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1290원에 육박하자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원화 약세를 막는 데는 역부족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이날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외환당국은 시장 내 심리적 과민반응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7일, 4월 25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당국은 외환시장 모니터링을 예의주시하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3일 기재부내 거시경제·금융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의 정점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대되면서 주요국의 금리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는 점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와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 등에 주의하면서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 달라”고 밝혔다.
긴축 공포가 커지면서 미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33% 상승한 3.375%를 기록했다. 2011년 4월 22일(3.394%)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국내 금융시장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원/달러 환율 변동이 확대되는 등 당분간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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