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국제빙상연맹 신임 회장.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애초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국제빙상연맹(ISU)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김재열(54) 전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겸 삼성슬로벌리서치 사장의 당선 확률을 50%로 예상했다.

그러나 김 회장이 투표 직전 진행한 마지막 지지발언에서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열렬한 반응을 받자 100% 당선될 것으로 확신했다.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푸켓에서 진행된 제58회 ISU 정기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1892년 창설된 ISU 역사상 ‘비유럽인’이 회장에 오른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번 선거에는 김 회장을 비롯해 패트리샤 세인트 피터(미국), 수잔나 라카모(핀란드), 슬로보단 델리치(세르비아) 등 4명이 입후보 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 68개국, 85개 연맹의 119개 유효 투표권 중 77표를 획득, 과반 이상의 득표율로 4년 임기의 ISU 회장에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저 득표자 1명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재투표가 실시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최종 2명의 후보를 놓고 진행하는 결선 투표까지 염두에 뒀다.

그러나 선거는 한 번의 투표만으로 종료됐고, 김 회장은 압도적 득표를 얻어 나머지 세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라카모는 13표, 델리치는 5표에 그쳤으며 김 회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피터도 24표 획득에 머물렀다. 

윤홍근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이 ISU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최종 결심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김 회장이 두 달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빙상 관계자를 만나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등 정말 많이 노력했다. 연맹에서도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적극적으로 (선거 유세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과 함께 당시 ISU 총회에 참석한 대한빙상경기연맹 정광열 부회장은 “연맹에서는 김 회장과 피터의 대결로 봤다. 정기 총회가 열리는 푸켓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당선 가능성은 5대5라고 판단했다”고 귀띔했다.

백중세 상황은 조금씩 김 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빙상 약소국 및 저개발 국가 지원 등 김 회장의 공약이 비주류 국가들의 마음을 돌린 것. 김 회장은 마지막 지지발언에서 5분 동안 자신의 공약 이행을 강조했는데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다만 일본과 중국은 김 회장의 당선을 시기했다. 태국,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김 회장을 적극 지지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정 부회장에 따르면 일본과 중국은 김 회장이 아닌 다른 입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그리고 일본과 중국 관계자들은 최종적으로 김 회장이 당선되자 일찍 자리를 떠났다.

윤 회장은 김 회장의 당선에 대해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쾌거”라며 “이를 계기로 새로운 빙상의 역사가 쓰여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rok1954@news1.kr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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