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성남FC가 결국 2부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승격 이후 4년 만이다.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무를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데다 선수단과 팬들 사이의 내홍, 여기에 정치적인 외풍에까지 시달리면서 결국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성남은 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김천상무와 1-1로 비겼다. 승점 26에 그친 성남은 11위 김천과 격차가 10점으로 유지됐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최하위 탈출이 불가능해졌다. ‘다이렉트 강등’은 성남의 몫이 됐다.
성남이 2부 리그로 떨어지는 건 승격 4년 만이다. 지난 2016년 당시 K리그 클래식(1부)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창단 첫 강등의 수모를 겪었던 성남은 2018년 K리그2 2위에 오르며 다시 K리그1 무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K리그1 승격 이후 매 시즌 아슬아슬한 생존경쟁을 이어가다 4번째 시즌 만인 올해 강등을 면치 못했다.
예산 등 문제로 제대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불안하게 시즌을 출발한 성남은 결국 개막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늪에 빠지며 일찌감치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개막 7경기 만에 수원FC를 꺾고 감격적인 첫 승을 거뒀지만, 사흘 뒤 김천에 0-3으로 완패하면서 김남일 당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의 만류로 김 감독의 사임은 없던 일이 됐고, 아쉽게도 성남의 추락은 계속 이어졌다. 그 사이 팬들과 선수단 사이엔 갈등까지 생겼다. 전북전 참패 후엔 일부 성남 팬이 선수단을 향해 욕설을 했다가 김영광 등 베테랑들이 울컥하는 일이 있었다. 김남일 감독이 직접 “지나친 언행은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참아 달라”고 팬들에게 호소했을 정도였다.
거듭된 부진에 팬들은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과의 대화를 요청했지만 이를 선수단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너희들이 우리를 존중하지 않으니 우리도 너희를 응원하지 않겠다’며 서포터스가 응원을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구단과 선수단의 불통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공·수 양면에 걸친 성남의 부진은 좀처럼 끝날 줄 몰랐다. 3월 11일 대구FC와의 5라운드부터 최하위였던 성남의 순위는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김 감독이 이끌던 7~8월, 그리고 정경호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직후인 8~9월에 걸쳐 각각 두 차례 2연승을 기록하며 반등을 기대케 하면서도,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곧장 3연패로 이어지면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여기에 후반기엔 이재명 전 시장 시절 비리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정지척인 외풍에 분위기마저 흔들렸다. 신상진 현 시장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단 매각설까지 제기됐다. 매각설이 돌자 김남일 감독은 “선수들의 의지를 꺾는다. 선수들은 경기에 몰입하고자 했지만 영향을 받는 부분은 어쩔 수가 없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결국 성남은 끝내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채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부리그 강등이라는 쓰라린 악몽을 경험하게 됐다. 35경기 성적은 6승 8무 21패, 그리고 31득점 64실점. 리그 유일한 평균 0점대 득점력에 최다 실점 수비로 ‘기적’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1년 내내 구단 안팎에서 이어진 잡음과 혼란마저 성남의 생존 의지를 꺾어 버렸다. 결과는 쓰라린 강등뿐이었다.

8일 김천상무전 무승부로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된 뒤 아쉬워하고 있는 성남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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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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