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예언’이 현실로?

개그맨 박수홍이 10월 4일 검찰 대질 조사를 받는 도중 부친에게 폭행, 폭언 등을 당해 병원에 후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조명받고 있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수홍 7년 전 발언 보니, 더 안타까운 그 당시 조언’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받았습니다. 해당 게시물에는 2014년 8월 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분 일부가 캡처본으로 담겨있습니다.

재조명된 ‘동치미’ 2014년 방송분.. 진심 어린 조언했던 박수홍 주변인들


당시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에서 박수홍은 친형과 아버지를 언급하며 가족들의 빚을 갚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했습니다.

이날 박수홍은 “형이 재테크 하는 걸 정말 재밌어한다”면서 “경차 타고 다니고 절약한다. 친형이지만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형 덕분에 돈을 모았다는 생각에 존경하지만 그 재산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박수홍은 “아버지가 사업하다 빚을 졌다. 그 빚을 30대가 되면서 겨우 다 갚았다”면서 “힘들게 빚을 갚자 빚에 대한 노이로제가 생겼는데 형이 식구들을 얼마나 이용하느냐 하면 큰돈 드는 걸 대출받아서 장만한 후 빚을 졌다는 걸 가족들에게 누차 강조해서 나머지 식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열심히 생활하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3년 만에 빚을 다 갚았다 싶으면 또 다른 투자를 빚내서 하길 반복한다”면서 “어머니가 이제 그렇게 살지 말자고 ‘넌 빚이 지긋지긋하지도 않니’라고 합니다. 근데 최근 또 샀다. 그래서 요즘 방송을 바짝 열심히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가족으로 인해 생긴 빚을 해결하기 위해 그간 방송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해왔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박수홍에게 채찍이 됐던 집안의 빚에 관해 얘기하던 중 함께 출연한 양소영 변호사는 “노예 계약이라는 게 있다. 소송이 필요하면 언제든 도와주겠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러자 박수홍은 “친형을 소송하라는 말이냐”며 펄쩍 뛰었고 가족이 전부 형에게 재테크를 위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7년 전 이미 박수홍 사태 예견했던 엄앵란…”싸움날 수도”

이때 배우 엄앵란은 “연예계 선배로써 한 마디만 하겠다”면서 “어떻게든 경제적으로 독립해라”라고 조언을 했는데, 그 때 이미 상황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이어 엄앵란은 “여자 연예인들이 잘 모르고 (돈 관리나 이런 것을) 다 부모들에게 맞기는 경우가 많은데 나중에 결혼할 때가 돼서 그 돈을 나누게 될 때 부모인지 자식인지 모르게 의가 상할 만큼 싸우더라“며 경제적 독립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이어 “통장에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는데 뭘 맡기긴 맡기냐”라며 “성인이 되면 절대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된다”고 거듭 반복하며 조언했습니다.

엄앵란은 1936년생 올해 나이 87새 대한민국의 배우입니다. 1960년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청춘 영화의 아이콘 그 자체였습니다. 최초의 학사(숙명여자대학교 가정학사.) 출신 배우로 풋풋하고 청순발랄한 이미지를 내세워 신성일과 콤비를 이루어 많은 청춘 영화에 출연하였습니다. 지금의 연륜 있는 모습만 봐온 세대에겐 상상이 잘 안 가겠지만, 엄앵란의 젊은 시절 영화를 보면 날씬한 몸매에 단아한 외모가 눈에 띕니다.

예견됐던 횡령 사태?… 끝없는 재조명

이렇게 박수홍을 둘러싼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그의 가족뿐만 아니라 지인들의 발언 등 다양한 소재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대중이 분노하는 것은 과거 그의 가족들이 출연한 방송분입니다. 부친 B씨와 관련해서는 지난 2016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의 일부 장면입니다. 당시 방송에서 B씨는 박수홍에게 “내가 살아가면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이자”라며 “이자는 밥을 먹든 잠을 자든 화장실에 가든 끝없이 늘어난다”고 언급했습니다.

같은해 공개된 ‘미우새’의 또 다른 장면도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절친 손헌수에게 이끌려 한 점집을 찾은 박수홍은 “저와 어머니 (사주)가 잘 맞는지 궁금하다”고 물었습니다. 이에 역술가는 “아들이 죽고 어머니가 일어서는 사주”라며 “엄마를 이겨 먹는 것이 없고 헤아리는데 정작 엄마는 이걸 모른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친형의 배신..

형을 믿었던 박수홍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20년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려다 자신의 소유인 줄 알았던 건물이 형 이름으로 등기가 돼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박수홍과 친형 박 씨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대에 상가 8채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가치만 200억 원에 달하며 매월 임대료 수익도 수천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수홍 측은 “형이 ‘네 상가다’라고 해서 그렇게 믿었지만 알고 보니 내 명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등기부등본상 박수홍 명의의 상가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힘들게 30년간 방송 생활을 하면서 벌어들인 돈을 형과 형수가 자유롭게 인출하며 빼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2021년 9월 MBC ‘실화탐사대’에 출연해 “내가 형을 의심한다고? 내 형수를 의심한다고?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 저렇게 나를 위해서 아끼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통장을 보여달라고 (하나).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그냥 죽어야 하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절망감을 표했습니다.

결국 친형을 고소하게 된 박수홍..

박수홍은 지난해 4월 친형 박 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손해배상 청구액은 약 116억원으로, 소멸시효로 인해 최근 10년 치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8일 박수홍 친형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과 도주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구속을 결정했습니다. 검찰은 친형뿐만 아니라 박수홍의 형수 이모 씨 역시 공범으로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입니다.

가정주부인 형수 이 씨는 200억원에 이르는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씨는 남편 박 씨가 설립한 소속사 메디아붐의 법인카드를 고급 피트니스 센터, 자녀의 영어, 수학 학원 등에 사용했으며, 박수홍의 통장에서 매일 현금 800만원씩 빼내 썼습니다.

박수홍 폭행한 부친 “그게 무슨 아들, 다리 못부러뜨려 아쉽다”

2022년 10월 4일 대질 신문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박수홍 부친은 “큰아들이 아닌 제가 횡령했다”고 주장하며 박수홍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줬습니다.

박수홍 부친은 수의를 입고 조사실에 들어온 큰아들 박 씨와 얘기하던 중 박수홍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강이를 발로 걷어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수홍은 부친에게 ‘흉기로 XX겠다’는 신변을 위협하는 발언을 들은 뒤 “내가 어떻게 가족들을 먹여 살렸는데”라며 오열하다가 과호흡으로 119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

“부모 맞냐” vs “회복하길”… 분노와 응원 물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만행에 박수홍 가족을 향한 분노가 커지며 박수홍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수홍의 절친 손현수는 10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검사가 6번이나 바뀌는 과정에서 똑같은 질문이 반복되고 취조하듯이 물어본다”며 “가해자가 억울하면 안 된다면서 대질 조사하겠다고 한다. (박수홍이) 신변 보호를 원했는데 무시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피해자가 되면 안 되는 건가”라고 검사의 조사 방식에 분노를 표했습니다.

개그맨 김원효는 10월 6일 인스타그램에 박수홍의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박수홍이 폭행을 이겨내고 ‘동치미’ 녹화로 활동을 이어간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는 “대단하십니다. 존경합니다. 선배님 이젠 아픈 길 제발 걷지 마시길”이라며 박수홍을 응원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는)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부모의 탈을 쓴 악마” “부모 자격이 없다” “부모가 어떻게 저러냐” 등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박수홍 가족을 비판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박수홍에게 좋은 일만 생기길 바란다” “누가 뭐라 해주셔도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 힘내라” 등 박수홍에게 따뜻한 격려를 남겼습니다.

이 상황에서 박수홍의 잘못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성실하게 달려왔으나 가족은 검은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박수홍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믿었던 사람에 대한 배신의 상처’입니다. 이 사태가 올바르게 마무리돼 박수홍의 마음이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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