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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국을 대표하는 아나운서의 ‘프리선언’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닙니다. 과거 프리선언한 아나운서는 해당 방송국에서 조용히 묻어두고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경우가 보통이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근무하던 방송국에는 수년간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방송 3사의 암묵적인 ‘룰’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때 불었던 ‘아나테이너’ 열풍과 인터넷 등 매체 증가로 현재는 프리선언한 아나운서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프리 선언한 아나운서가 많아지면서 그만큼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넓은 활동 영역, 두둑한 지갑을 꿈꾸며 퇴사하지만 막상 나오면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수입’ 측면에서 아나운서 시절보다 몇 배가 많아진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이는 방송가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퇴사 후 맡은 프로그램이 ‘대박’나면 ‘방송인’으로서 자리잡고 계속해서 섭외를 받지만, 그렇지 못하면 아나운서 꼬리표를 떼기 쉽지 않고 생활고까지 고백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MBC

성공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중 한 명은 김성주입니다.

1972년생으로 전직 MBC 아나운서 출신의 프리랜서 방송인 김성주는 2000년 입사해 뉴스 뿐만 아니라 스포츠 중계,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종횡무진 활약했습니다. 이전까지 단정한 이미지를 보여주던 아나운서들과는 달리 망가지기를 주저하지 않은 그는 그야말로 국민 아나운서급 인기를 얻었습니다.

MBC, SBS

그러나 2007년 MBC 퇴사 과정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며 한동안 방송에 복귀하지 못하고 암울한 시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2009년 Mnet의 ‘슈퍼스타K’ 진행을 기점으로 김성주는 각종 기업체 행사 진행 등을 맡게 되면서 아나운서 시절보다 몇 배의 수입을 올렸으며, 현재는 전직 아나운서 출신 중 가장 ‘성공한 방송인’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김성주는 ‘힐링캠프’에 출연해 “회사(MBC)에 있을 때보다 요즘 생활이 더 풍요롭다. 개인 시간도 많아져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었다”고 밝히며 프리선언 후 만족감을 밝힌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김성주는 프리선언 후 방송가에서 자신의 입지를 구축했고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되면서 본인에게 큰 이득이 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JTBC

또 다른 ‘프리선언’ 성공 케이스로는 전현무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77년 생으로 올해 나이 45세인 전현무는 2006년 KBS 32기 아나운서로 합격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동기로는 이지애, 오정연, 최송현이 있는데 재밌는건 현재 이들 모두 프리선언 후 방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현무는 KBS 시절부터 ‘예능 전문 아나운서’로 비타민, 스타골든벨, 생생정보통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MBC

한창 KBS에서 잘나가던 전현무는 2012년 9월 퇴사를 했는데, 김성주와는 달리 회사 측과 충분한 조율을 거친 덕분에 대중들의 여론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퇴사 후 3개월도 되지 않아 10여 개의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왔다는 그는 이후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다가 201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아나운서 출신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인스타그램, MBC 캡처

인스타나 방송에서 나온 몇몇 장면들로 그가 얼마나 성공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데, 벤틀리와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마세라티, 미니 쿠퍼 등 여러대의 외제차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십 억대의 집과 명품 브랜드의 의류까지 ,프리선언 후 수십 억까지 올랐다는 몸값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MBC

장성규 또한 현재 전현무 못지 않은 방송 출연과 개인 활동으로 잘 나가고 있습니다.

그는 2011년 JTBC 개국부터 2019년 4월까지 아나운서로 근무했습니다. 아나운서 시절부터 넘치는 끼를 주체하지 못한 그는 ‘아는 형님’에서 JTBC 시절 회사 몰래 행사를 뛰었다 경위서를 쓴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선언 후 장성규는 여러 예능에 출연해 활약하더니 아무렇게나 드립을 던지는 감초 캐릭터가 자리 잡으면서 예능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그가 출연한 유튜브 예능 ‘워크맨’이 공전의 히트를 쳤는데, 한 때는 무려 구독자수 40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그는 방송에서 ‘돈’ 때문에 퇴사를 했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유는 부모님 빚을 갚기 위해서였는데, 아나운서 월급만으로는 빚을 갚기 힘들어 젊고 힘이 남아있을 때 바짝 벌자는 심정으로 프리선언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아나운서 수입보다) 15배 이상 늘었다”고 털어놨는데 최근 청담동의 65억 원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모두의 놀라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Mnet 캡처

반면 프리선언 후 방송이 아닌 다른 분야에 도전했지만 잘 풀리지 않는 사례도 많습니다.

오정연 아나운서

전현무와 KBS 32기 아나운서였던 오정연은 프리선언 후 연기, 예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19년에는 ‘체리블리’라는 디저트 카페를 오픈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2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폐업했습니다.

전현무는 “오정연이 임대료를 못 버티고 폐업했다. 일자리가 있어야 하지 않나. 스트레를 많이 받아 제가 제작진에 부탁해 ‘당나귀 귀’ 더빙을 맡게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임성민 아나운서 (MBC 캡처)

전직 KBS 아나운서 임성민은 2001년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후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서 창녀 역할을 맡았고, SBS 일일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 등에 출연했지만 아나운서 이미지를 벗기 쉽지 않아 생활고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임성민은 “2005년에도 정말 일이 없었는데 돈이 없으니까 아무도 안 만났다. 사람들 전화도 안 받고 못 만났다. 있었던 적금 다 깨고 의료보험, 국민연금도 못 냈다. 독촉 전화가 와서 ‘제가 임성민인데 요즘 일이 없어서 의료보험비 못 내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연금을 일시 중지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안정된 직장과 월급을 포기하고 프리 선언 후 도전에 나섰지만, 모두가 성공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든 다른 분야든 나름의 자리에서 각자 행복을 찾는 노력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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