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 방 넘어가면 좋고, 아니면 말고…”
KBO MVP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32)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팀 내 입지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젠 대 놓고 ‘공갈포’ 대접이다.

한신은 현재 요코하마 DeNA와 센트럴리그 클라이막스 시리즈 제1스테이지를 치르고 있다.
1차전에서는 승리앴지만 2차전서는 0-1로 아쉽게 패했다. 로하스는 엔트리 승선에는 성공했지만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1차전에는 출장하지 못했고 2차전엔 대타로 나서 삼진을 당했다.
대타로 전락한 지 이미 오래 된 이야기다. 9월 중순 이후로는 거의 선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대타 타이밍이다. 승부처에서 한 방을 기대하며 기용하는 그런 대타가 아니다. 홈런이 나오면 좋고 아니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나 기회를 얻고 있다.
대 놓고 ‘공갈포’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다.
9일 2차전 기용 시기가 ‘딱’ 그랬다.
한신은 요코하마 마운드에 막혀 7회까지 고작 2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쳤다.
그렇게 8회가 됐다. 분위기를 바꿔야 할 순간이었다. 타석에 5번 타자 하라구치가 들어섰지만 하라구치는 이날 두 타석 모두 맥 없이 물러났다.
클라이막스 시리즈 들어 안타도 하나 치지 못하고 있다.
다음 타자는 한 방이 있는 사토였다. 대타를 쓰려면 하라구치 타석에서 썼어야 했다. 선두 타자로 나가 기회를 만들어 사토에게 넘기는 그림이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한신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라구치와 사토가 연속 삼진을 당한 뒤 로하스 카드를 꺼내 들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대타. 홈런을 쳐 주면 고맙고 아니어도 할 수 없다는 전형적인 ‘공갈포 활용법’으로 로하스를 쓴 셈이다.
로하스도 맥이 풀릴 수 밖에 없다. 결국 로하스는 삼진을 당했고 이닝은 그대로 종료 됐다.
한신은 결국 2안타를 치는데 그치며 패하고 말았다. 현재 상태로만 놓고 보면 로하스 기용법은 1,2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타도 격이 있는 법이다. 승부처에서 꼭 필요한 한 방을 기대하는 선수가 있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기용도 있다. 현재 로하스는 후자에 속해 있다.
시즌이 끝나면 한신과 결별이 유력한 이유다. 로하스를 필수 전력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250만 달러(약 35억6000만 원)의 몸값을 주며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가을은 깊어가고 있고 이별의 징조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로하스에게는 쓸쓸하고 차가운 가을 바람이 불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