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도드라지지는 않았지만 한화 변우혁(22)에게 2022시즌 전반기는 나름 의미를 남긴 시기였다.

중반 이후 1군에 콜업 돼 21경기를 뛰었다. 타율은 0.262로 높지 않았지만 61타석에서 3개의 홈런을 치며 거포로서 자질을 보여줬다.

계속 출장 기회가 늘어나며 타격 성적을 쌓을 기회도 늘어났다.

변우혁(오른쪽)이 홈런을 쳐낸 뒤 케네디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변우혁(오른쪽)이 홈런을 쳐낸 뒤 케네디 코치의 환영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변우혁은 신인 시절 노시환과 함께 한화의 미래를 책임 질 거포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이제 둘의 차이는 매우 커졌다.

노시환은 한화에 없어선 안될 4번 타자로 자리 매김 했다.

반면 변우혁은 골수팬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유망주에 머물러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탓도 있지만 그만큼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선수다.

그러나 가능성만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은 오히려 노시환 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하는 전문가도 있다. 언제든 3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로 평가하는 시선이 분명히 존재한다.

A팀 전력 분석팀장은 “변우혁의 타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잠실 구장도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는 파워를 갖고 있다. 노시환과 비교돼 그 정도 선수인가보다 했는데 그 이상의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노시환이 다재다능한 스타일이라면 변우혁은 우직하게 홈런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다. 물론 아직 갖춰야 할 것이 많다. 선구안도 좀 더 보완해야 한다. 61타석씩이나 들어갔는데 볼넷이 하나도 없다는 건 문제가 있다. 볼을 골라내는 능력만 더해진다면 한화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홈런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변우혁을 가로 막고 있는 벽은 또 하나 있다. 약한 심장이 그것 이다.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 쓰는 지나치게 세심한 성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 없이 나왔었다.

변우혁을 가까이에서 지켜 본 한 한화 관계자는 “변우혁은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투수였다면 ‘새가슴’이라고 불렸을 것이다. 그만큼 속으로 많은 것을 삭히는 스타일이다. 작은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고 주위의 평가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실력과 노력에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소심한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성실하고 야구에만 집중하는 유형의 선수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작은 일에도 크게 흔들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안되는 건 빨리 잊고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하는데 안 되는 것에 집착하다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저마다 독한 구석을 갖고 있다. 작은 외풍에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심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잘 풀린다. 노시환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변우혁은 그에 못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의 성과를 뽑아내지 못했다. 성격 때문이라고 본다. 예전 넥센(현 키움)이 4번 타자 박병호를 키울 때 삼진을 수 없이 당하더라도 믿고 맡기며 키우는 방식이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이 그 정도 기다려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경쟁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남자답게 자존심을 걸고 승부를 걸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었다.

전반기 활약을 돌이켜 보면 변우혁이 새가슴이라는 지적을 많이 딛고 일어 섰음을 알 수 있었다. 볼넷이 없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자신있게 자신의 스윙을 돌리며 타구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볼넷이 없었다는 건 바꿔 말하면 자신에게 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스윙에 나섰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안 맞으면 어쩌나’하는 고민을 버리고 자신 있게 스윙을 돌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새가슴 이란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변우혁이 자신감을 서서히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많지 않은 기회를 놓치면 어쩌나 고민하기 보다 더 적극적으로 덤벼들며 자신의 야구를 보여줬다는 내부 분석도 있었다.

오늘 실패해도 내일 만회하면 된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약한 심장만 극복하면 좀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다. 많지 않은 기회에서 주저앉지 않고 전반기를 버텨낸 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새가슴을 극복한 변우혁의 야구는 지금부터 시작인지도 모른다. 한화의 후반기 야구를 지켜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를 변우혁이 증명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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