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황모씨는 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된 지 이틀째인 지난 16일 카카오뱅크 계좌에 예치해 둔 투자 대기자금 약 1억원을 빼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옮겼다. A씨는 “카뱅 자체 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다는 건 알지만, 언제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다”며 “피 같은 돈인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은행에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카카오 장애 사태 불똥이 카카오뱅크에 튀었다. 카카오뱅크와 금융당국 모두 카카오뱅크 서비스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불안한 소비자는 자금을 뺐다. 그동안 성장에 도움이 됐던 카카오 브랜드라는 후광이 카카오뱅크에 ‘독’이 되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 장애 사태가 일어난 15~16일 A은행에 유입된 자금 중 카카오뱅크에서 이체된 자금 비중이 가장 컸다. A은행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주말에는 자금 이동이 적은 편인데, 몇몇 은행에서 수신이 꽤 늘었다”며 “금리가 오른 영향도 있겠지만 일부는 카카오뱅크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카카오가 멈춘 직후 카카오뱅크도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지연 현상은 1시간 가량이 지속됐다. 지연 기간 중에도 계좌 이체 등 핵심 기능은 작동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은행 앱이 이렇게 오래 오류가 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로그인해도 다시 로그아웃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혹시 돈이 없어질까 걱정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서울 상암동 LG CNS 데이터센터를 주전산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경기 성남 분당과 부산 강서구에 제2, 제3의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어느 한 군데가 화재 등 이유로 멈춰도 다른 센터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3중으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카카오뱅크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산상 직접 손상을 입지 않았다. 문제가 발생한 서비스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카카오톡 친구 이체’, ‘모임통장 친구 초대’ 등 일부 서비스로 한정됐다. 카카오 연계 서비스는 낮 12시쯤 모두 복구됐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는 이번 사태로 유·무형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본다. B은행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카카오와 카카오뱅크는 별개가 아니다”며 “은행은 신뢰로 먹고 살기 때문에 자금이 어느 정도 빠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는 자금 이탈 흐름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도 통상적인 주말과 같은 수준으로 신규 고객이 증가했다”며 “예·적금 등 수신 잔액 역시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 기능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고객들께 불편을 끼친 점을 통감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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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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