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더딘 성장과 투자심리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금융 플랫폼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기대했던 시장의 바람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상장 후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뱅크 (28,000원 ▼650 -2.27%)는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19일 역대 최저가인 장중 2만7150원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선불전자금융업자의 간편송금을 금지한다는 보도와 함께 3대 주주인 KB국민은행이 지난 19일 카카오뱅크 지분 3%를 블록세일(시간외대량매매)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규제 리스크와 주주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속절없이 주가가 추락한 것이다.
국민은행이 “잔여 지분 5%는 그대로 유지하고 전략적 제휴 관계를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으나 투심은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날보다 2.27% 내린 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후 최고가(장중 9만4400원)와 견주면 70% 가까운 하락폭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처럼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으로 재무지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기업공개(IPO)로 도약을 준비하는 케이뱅크도 악화한 시장 분위기에 난감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몸만들기에 집중해 왔다. 지난 상반기 457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한 해 이익(225억원)보다 2배 넘게 수익성을 개선했다.
문제는 긴축 여파에 따른 금융주 투심 약화와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 IPO 시장 침체 등 악재가 켜켜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특히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 급락은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뱅크가 기대하는 6조~8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쉽지 않아 상장을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도 고민이 적지 않다. 출범 초기 금융 소비자 관점의 혁신 서비스로 바람몰이엔 성공했으나 고객 유치와 수익성 사이의 딜레마에 봉착했다. ‘조건없는 연 2% 이자’로 흥행몰이 촉매 역할을 했던 수시입출금 통장은 불과 반년 만에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 예·적금 금리가 3%를 넘었고, 연 2%를 넘는 ‘파킹통장’도 등장했다.
개인 신용대출과 지난 2월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 외에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대출 성장에 허들로 작용하고 있다. 예금 이자비용 증가에 비해 대출 수익이 크지 않아 토스뱅크의 지난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2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선 침체 국면인 거시 경기와 긴축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성장기업인 인터넷 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근원적으로는 인터넷 은행들이 시중은행과 차별화하는 혁신금융 모델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못하면서 플랫폼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테크기업에 방점이 가 있던 규제 완화 정책이 전통 은행의 플랫폼화를 지원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인터넷 은행의 차별화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대면 금융 플랫폼 고객 기반의 혁신을 입증해야 할 과제가 인터넷 은행들에 주어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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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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