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프로배구 무대에서 지도자 데뷔전을 마친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의 목소리는 어둡지 않았다. 첫 선을 보인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대회) 조별리그서 탈락했지만 희망을 봤고, 때문에 고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고 감독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선수들이 정말 고마울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면서 “보완할 점도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남자부인 삼성화재에서만 선수와 코치, 감독을 포함해 2003년부터 19년을 뛰었던 그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여자부 인삼공사의 새로운 사령탑에 선임된 것.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고 감독의 선임에 반대한 일부 팬들이 트럭시위도 벌였다. 여기에 국가대표로 차출됐던 정호영, 노란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도 발생했다.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했던 노란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정호영과 이선우는 대회 중 부상으로 쓰러졌다. 세계선수권에 발탁됐던 이소영은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
팀의 주축인 세터 염혜선, 미들블로커 박은진, 윙스파이커 이선우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이번 KOVO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누수가 컸던 KGC인삼공사는 결국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2패의 성적에 머물렀다. 현대건설과의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던 인삼공사는 페퍼저축은행을 3-0으로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지면서 준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아쉬움 속에서도 고 감독은 분명 희망을 봤다. 그는 “그동안 인삼공사는 무너지기 시작하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선수들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투지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결과를 떠나 감동을 줬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들이 공 하나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들이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그런 플레이들이 쌓인다면 앞으로 팀이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도 베테랑 한송이를 중심으로 세터 김채나와 윙스파이커 고의정, 리베로 서유경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고 감독은 “걱정을 많이 했는데 (김)채나도 자기 몫을 해줬고 어린 (서)유경이도 비교적 잘 버텨줬다. 의정이도 마찬가지”라고 격려했다.
컵대회를 나름 의미 있게 마친 고 감독은 다가올 2022-23시즌을 앞두고 아직 고민이 크다. 부상자 때문이다.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이소영은 어깨 통증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는데, 수술 대신 재활을 통해 몸을 만들고 있다. 발목 인대 파열을 겪은 정호영도 재활과 보강 훈련에 힘쓰고 있다.
고 감독은 “(이)소영이는 하려는 의지가 강한 선수”라며 “수술보다는 재활을 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았다. 호영이도 잘 준비한다면 V리그 전까지는 괜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4위에 올라 ‘봄 배구’를 하지 못했던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은 엘리자벳 바르가와 함께 국가대표 선수들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계산도 선다.
고 감독은 “컵대회를 통해 보완할 점을 확실히 느꼈다”며 “앞으로도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겠다.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팀 컬러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alexei@news1.kr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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