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환율이 13년4개월 만에 1340원선을 돌파하면서 ‘강달러’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350원선을 넘어 1400원 근처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9원 오른 1339.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335.5원에 거래를 시작해 오후에는 1340.2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였던 2009년 4월29일(장중 1357.5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이다. 올해의 경우 6월23일(1301.8원) 1300원을 넘어선 이후 약 2개월 간 1300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일부 인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긴축 의지가 재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가 인플레이션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할 수준으로 계속해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금리 인상폭을) 75bp로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러시아발 천연가스 공급 부족 이슈로 인한 에너지 위기, 중국 내수 경기 부진 등에 따른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는 이유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108선을 넘어서며 2002년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지적 봉쇄 영향과 부동산 경기 위험 등으로 중국 경제 부진이 불가피하고, 에너지 수급난이 지속되는 유로존 경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내적으로도 부진한 경상 수급이 원화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1~10일 수출(77억달러 적자)까지 반영한 연초 이후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29억달러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강달러 기조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오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 측이 ‘긴축 의지’를 다시 강조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26일 발표 예정인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파월과 주요 연준 인사들은 물가의 추세적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경기를 일부 제약하는 정도의 강한 긴축 스탠스의 타당함을 주장할 것”이라며 “7월 PCE 물가지표는 전월비 증가율이 완화되겠지만 큰 서프라이즈가 아니라면 시장의 반응은 제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강달러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350원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넘어선 이후 1400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 미 달러는 연준의 정책 기조와 미국, 유럽 체력 차이를 반영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의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아민 연구원은 4분기 달러·원 환율 상단을 1380원 수준으로 제시했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50원 수준을, 김찬희 연구원은 1300원 중반 이상을 열어놓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2000년대 이후 침체국면에서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경우는 2차례에 불과하다”며 “원화 강세 전제조건으로 달러화 약세, 수출 바닥 확인, 역내 달러순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존 재정 위기나 국내외 글로벌 부동산 경기 충격과 같은 추가적인 경제 위기를 가정하면 14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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