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엘 푸이그. 2022.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야시엘 푸이그. 2022.8.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맹타를 휘두른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2)가 침체된 키움 히어로즈 타선을 깨우며 6연패 탈출과 함께 2연승을 이끌었다.

푸이그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활약, 키움의 10-9 역전승을 견인했다.

쉽지 않은 승리였는데 푸이그가 결정적 순간마다 한 방을 치며 뒤집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1회초 1사 3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푸이그는 2번째 타석 때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그라운드 홈런)을 쳤다.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푸이그는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NC 선발 송명기의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처음엔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그는 잠시 멈칫했으나 타구가 외야 펜스를 넘기에 다소 짧을 수 있다고 판단, 1루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높게 떠서 날아간 타구는 외야 좌측 펜스 상단을 직격했고, 높이 뛰어오른 NC 좌익수 권희동이 잡지 못했다. 펜스를 맞은 타구는 주저앉은 권희동 앞으로 흘러갔다. 권희동이 일어나 공을 주워 3루수 박준영에게 전달했을 때 푸이그는 이미 3루를 돌은 뒤였다.

박준영이 포수 박대온에게 송구했지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들은 푸이그가 더 빨랐다. 주심의 첫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푸이그와 키움의 비디오판독 요청 후 세이프로 번복됐다.

올 시즌 KBO리그에 진출한 푸이그의 첫 그라운드 홈런으로 키움 타선까지 깨웠다. 푸이그도 5회말 1사 2, 3루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2번째 타점을 올렸다.

키움은 4-9로 뒤진 8회초 5점을 획득했는데 푸이그가 또 해결사로 나섰다. 7-9의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김시훈의 초구 슬라이더를 때려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린 것. 푸이그의 적시타로 균형을 맞춘 키움은 9회초 이용규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기어코 전세를 뒤집었다.

24일 KIA 타이거즈와 고척 경기에서도 난타전을 벌인 끝에 11-10으로 이겼던 키움은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챙겼다.

24일 경기에서도 푸이그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2-1로 앞선 3회말 1사 1루에서 2루타를 때려 1사 2, 3루의 밥상을 차렸고 후속 타자 김혜성이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5회초 불펜이 흔들리며 4점을 내준 직후에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만회하는 동시에 분위기를 반전시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시엘 푸이그. 2022.8.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야시엘 푸이그. 2022.8.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KBO리그 적응을 마친 푸이그의 활약은 8월 내내 이어지고 있다. 팀의 부진으로 빛이 바랬을 뿐, 팀 내 가장 무시무시한 타격을 뽐냈다.

푸이그는 8월 19경기에서 타율 0.361, 6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70을 기록하고 있다. 키움 입단 이후 월간 타율, 홈런, 타점은 최고 수치다. 특히 안타 26개 중 절반이 넘는 14개(2루타 8개·홈런 6개)가 장타였다.

리그 전체를 따져도 그는 월간 홈런 공동 1위, 장타율 및 OPS 2위, 타점 3위에 올라 있다. 월간 최우수선수(MVP) 후보로도 뽑힐 만한 성적이다.

시즌 초반 부상과 부진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모습과는 180도 달라졌다. 천부적 재능도 있으나 강병식 타격코치와 수없이 연구하며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투수들보다 평균 구속이 느린 KBO리그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의식적으로 늦게 배트를 휘두르려다 보니 배팅 포인트가 앞이 아닌 뒤에 있어 타이밍이 늦었다. 강 코치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독립리그 시절 영상을 보여주며 푸이그를 설득했다.

이를 받아들인 푸이그도 다리 사이에 고무밴드를 끼워 타격 훈련을 하는 등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 또 배팅볼도 더 짧은 거리에서 타격하는 등 KBO리그에 연착륙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선두 SSG 랜더스를 잡을 대항마로 평가받던 키움은 4위까지 미끄러졌고, 계속된 대량 실점을 하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점은 적게, 득점은 많이’를 강조한 홍원기 키움 감독의 바람대로 타선이 푸이그를 중심으로 폭발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위 KT 위즈와 0.5경기 차, 2위 LG 트윈스와 4.5경기 차로 순위를 끌어올릴 여지는 충분히 있다.

rok1954@news1.kr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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