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의 베테랑 김보경(33)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전북의 우승 도전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25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단판승부에서 우라와 레즈(일본)를 넘지 못했다. 0-1 열세에서 연장 후반 2-1 역전까지 이뤄냈지만,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는 1-3으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흘린 전북 선수가 있었다. 김보경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자신의 울컥한 감정을 드러냈다.
자책감 때문이었을까. 김보경은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왼쪽으로 향한 그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승부차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데다가 팀 선수들의 심적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전북은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고했다.
사실 전북 선수들은 모든 것을 쏟아낸 상황이었다. 가히 살인적인 스케줄 속에서 체력적인 부담이 상당했다. 특히 전북 선수들의 피로도는 상대 우라와보다 더욱 심했다. 앞서 전북은 대회 16강 대구FC(한국), 8강 비셀 고베(일본)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두 경기 모두 연장 120분 혈투였다. 빡빡한 스케줄 탓에 체력 회복 시간마저도 부족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투지와 정신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전북 선수들은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팀 공격수 송민규의 경우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교체 아웃됐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는 장면. 그만큼 전북 선수들이 잘 싸웠다. 모두 박수 받을 만했다. 김보경도 마찬가지였다.
김보경의 눈물에 김상식 전북감독도 안쓰러운 마음을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김보경 선수가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봤는데 안타깝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선수들이) 절대 기죽지 말고 앞으로 K리그와 FA컵에서 최선을 다해 이겨냈으면 좋겠다. 전북은 항상 어려움 속에서 힘든 부분을 이겨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지만, ‘홀가분히 털어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다독였다.
올해 김보경은 줄어든 출전시간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주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 감독도 여러 차례 김보경의 헌신에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은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전북은 K리그1, FA컵 등 치러야할 중요한 경기가 많다. K리그1의 경우 14승7무6패(승점 49)로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울산 현대(승점 58)와 격차가 벌어졌지만, 역전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김보경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보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원희
- 김정민, 꽃뱀 논란 후 근황 “몇십만원 없어 집 팔아 먹고 살았다”
- [영상] 5개월간 홀로 세계 52국 비행한 17살…기네스 최연소 기록
- 지역재투자 평가서 농협·기업은행 ‘최우수 등급’ 획득
- ‘뒤끝’있는 코로나 유행…정점 지나도 하루 140명 사망 우려
- 서울시설공단 “붐비는 추석 연휴..미리 성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