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전 분야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고 운영 중인 매장에서 장애인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자사의 가전 제품에도 노인을 돕는 기능을 탑재했다. ‘착한 기업’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 태어난 2030세대)는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의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기업의 사회 공헌을 중시하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때 첫걸음을 뗐다. 이 회장은 1991년부터 그룹 사장단에게 “선물 대신 임직원들의 기부 활동 내역을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사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이 받던 특례노령연금을 사회복지재단에 기탁한 사실이나 감염병 극복을 위해 유산 7000억원을 기부한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불모지였던 국내에 최초의 안내견학교를 설립한 것도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서울올림픽 직전인 1988년에 직접 삼성 국제화지원사업단을 설립하고 애완견연구센터를 세웠다. 이후 1993년 삼성화재가 안내견학교를 세웠으며, 이 회장은 세계안내견학교연합회(IFGDSB)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았다.
삼성의 ESG 경영은 이 회장 사후에도 그의 앞서간 경영론에 큰 영향을 받았다. 삼성은 현재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사회공헌 예산을 집행하는 국내 최대 기업이다. 삼성은 ‘인재 제일’과 ‘상생 추구’라는 핵심 가치 아래 ‘함께가요 미래로’라는 CSR 비전을 세우고, 연간 2300명의 청년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청년SW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수료생 3678명 중 2770명이 730개 기업에 취업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취약계층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강화했다. 지난 9일 삼성전자는 통합 가전 솔루션 ‘스마트싱스 홈 라이프’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패밀리 케어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홀로 사는 노인이 거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냉장고 문이 계속 움직이지 않을 경우 가족에게 자동으로 알려 주는 서비스다. 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청각·언어장애 고객들을 위한 수어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국내 전자업계 중 판매·서비스·설치 모든 영역에서 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 돕기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은 최근 빌&멜린다 게이츠재단의 요청으로 물이나 하수 처리 시설이 없는 저개발 국가에서 사용이 가능한 신개념 화장실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이 부회장과 삼성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감사할 정도의 성과다. 게이츠 재단은 수행 비용으로 수천만 달러를 제안했으나 삼성은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의 ‘사회적 책임’ 경영론이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한다)를 꿈꾸는 이 부회장에게 그대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가 긍정적이다. 대한상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6명은 ‘ESG 실천 기업이라면 가격이 비싸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ESG 경영을 잘 하는 기업으로 삼성을 꼽았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미지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평판이 좋은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라며 “삼성의 가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평판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선구적인 경영은 삼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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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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