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병사를 대상으로 폭언 및 폭행을 한 경기도 소재의 육군 사단 소속 군악대장과 사단장이 이를 보고 받고도 수사를 무마 시켰다고 주장하며 진정 제기 및 책임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8.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9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병사를 대상으로 폭언 및 폭행을 한 경기도 소재의 육군 사단 소속 군악대장과 사단장이 이를 보고 받고도 수사를 무마 시켰다고 주장하며 진정 제기 및 책임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8.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경기도 소재 육군의 한 사단 군악대에서 군악대장이 지속적으로 소속 병사들에게 폭언·폭행을 하는 등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 모 사단의 군악대에 소속된 병사들이 군악대장으로부터 일상적인 인격 모독과 폭언 등을 겪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폭행 피해를 겪은 병사도 있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군악대장 A씨(소령)는 군악대에 소속된 병사들 중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나눠 흡연자를 ‘흡파’라고 부르면서 비흡연자 병사들에게 흡연 병사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지시를 공개적으로 명령했다.

비흡연 병사들이 흡연 병사와 어울리는 것이 적발되면 A씨는 “군 생활을 길게 느끼게 해 주겠다. 같이 어울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고 병사들을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비흡연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콘서트 안무 연습 중 한 병사의 춤이 마음에 들지 않자 A씨는 “몸에 장애가 있는거 아니냐”고 말하고,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있는 병사에게는 “목동을 하느냐? 너네 장애인들 있잖아 목발 짚고 다니는 목발 동호회, 목동”이라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력 차별과 외모 차별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한 병사가 쓴 글을 보며 “가방끈 짧은 게 티 난다”고 말하고, 한 병사가 교육 시간이 변경된 것을 모른 채 교육에 늦었다는 이유로 “네가 늦은 이유에 대한 보기를 3가지 줄테니 답해봐라. 첫째 귀에 살쪄서 방송을 못 들었다. 둘째 다리에 살이 쪄서 걷는게 느려 늦게 내려왔다. 셋째 그냥 개기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의혹도 있다. 센터에 따르면 A씨는 관물함을 검사하다 옷가지가 약간 비뚤게 놓여있다는 이유로 병사에게 박치기를 해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올해 8월 해당 사안을 보고 받은 사단장이 군사경찰이 수사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치부하며 감찰 조사를 지시했다”며 “사단측은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도 하지 않고 그대로 군악대장과 병사들을 같은 곳에서 근무시켰다”고 지적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수사 없이 감찰만 진행하는 것은 문제고, 감찰이 진행돼도 사단장의 인식에 틀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는 사단장의 입맛에 맞는 보고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군 자정력 상실로 판단돼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에게 군악대장의 인권침해 및 사단장 등의 후속조치에 관해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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