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승을 하면 유난히 기억에 많이 남는 자동차가 있다. 꼭 좋아서만도 아니고, 나의 드림카이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특정 상황에 맞게 잘 만들어진 자동차는 비슷한 상황이 주어지면 가장 먼저 그 모델이 떠오르게 된다.
산이 있는 여행지를 가게 되면 꼭 오프로드가 아니여도 지프 브랜드가 떠오르고, 나에게는 안전보다는 자율주행 오토파일럿을 생각하면 볼보가 먼저 떠오르고, 장거리여행을 가게 되면 연비 걱정없는 푸조 시트로엥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한주는 이런 의식의 흐름대로 짧은 기간 많은 스팟을 이동해야 하고, 장거리운전이 뒤섞인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브랜드가 있다. 나에게는 푸조가 그런 브랜드이다.
물론 조금 더 편하게 갈 수 있는 모델도 있고, 아니면 조금 더 많은 이동동안 신나게 운전할 수 있는 브랜드의 모델이 있지만… 장거리를 부담없이 내 맘대로 쫄깃하게 운전할 수 있는 브랜드가 푸조였다.

개인적으로 지방 촬영으로 짐이 많다보니, 푸조의 해치백이나 패스트백보다는 푸조 SUV 모델들이 먼저 떠오르고 시승요청을 하게 됐다. 그래서 3박 4일간 탄 모델이 푸조 3008 SUV다.
스텔란티스로 FCA와 PSA가 합병하기 전에는 가장 많은 운전 기회가 있던 브랜드라 약간의 오너십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여튼 거의 1년 반만에 푸조 SUV를 쫄깃하고 타이트하게 시승할 기회를 만들어 오랜 만에 느껴본 푸조 SUV 3008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오랜 만에 만나본 푸조 3008 GT 모델은 SUV 모델같지 않은 세련됨과 멋스러움이 있었다. 익숙한 브랜드의 익숙한 디자인을 기대했는데 1년여 만에 만나본 푸조 3008은 약간 낯설고 SUV스럽지 않았다. (물론 색상이 기존과 다르게 하얀 색상의 모델이 와 더 차분하게 받아드린 이유도 있다.)
푸조 3008 GT의 디자인은 쉽게 말해 세련됨을 넘어 이종교합 같은 뭐랄까?세련되지만 그 세련됨이 트렌디함보다는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느낌이 익숙하지 않지만 멋있긴 하다. 기존 3008의 디자인도 충분히 세련되고 미래지향적였지만 이번 디자인은 가까운 미래의 디자인을 표현한 모양새를 갖췄다. 가까운 미래라고 말한 이유는 변화된 그릴디자인이 전기차 디자인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전기차에서 그릴은 의미가 없는 부분으로 자동차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없애기도 하는데, 이번 푸조 3008 모델의 디자인은 그릴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전면 디자인 그대로에 흡수된 듯한 모습을 하며 더욱 강렬하고 고급스러워졌다.
전면부는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바뀌었다. 차체 및 헤드램프와의 연결성을 강조한 일체형 프레임리스 그릴은 유려하면서도 품격있는 SUV의 스타일을 완성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미래지향적이지만 가까운 미래….현재의 트렌디함도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여기에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새로운 푸조의 시그니처 주간주행등(DRL)과 안개등을 포함한 새로운 디자인의 풀 LED 헤드램프 탑재로 세련되면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범퍼 하단의 양끝에는 유광 블랙으로 강조된 사이드스쿱을 적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는데 젊은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지난 디자인은 멋스럽긴 하지만 오랫동안 운전하면서 보기에는 뭔가 파격적인 부분이 있어서 구입하는데 꺼려지는 요소도 살짝 있었는데 이런 부분이 싹 바뀌어 디자인에 대한 매력요소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전면에 이어 후면에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사자의 발톱자국을 형상화한 3D LED 리어램프는 보다 입체적인 형태로 변화했으며,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LED 시퀀셜 방향지시등은 시인성과 스타일을 모두 높혀 매력적이다.
곧게 뻗은 프론트 엔드디자인과 측면, 후면부까지 이어지는 유려한 바디라인은 균형잡힌 비율로 푸조 3008만의 매력요소이고, 차량의 범퍼, 펜더, 사이드 스커트는 블랙라인으로 마무리해 차체 보호와 함께 SUV로서의 매력도를 높였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이어지는 크롬 사이드 윈도우트림은 스포티하고 세련된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파격적인 디자인 요소가 여럿 담겨있지만, 페이스리프트 전의 모델보다는 대중적이면서도 브랜드 정체성과 SUV로서의 매력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바뀐 점이 눈에 띄었다. 30대 차와 멋 좀 아는 소비자들이 주목할 만하다.

인테리어는 그냥 푸조스럽다. 어떤 의미냐면 운전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운전석 주변의 인테리어가 동반하는 사람들에게 포커싱되지 않고 운전자에 대한 배려와 시선이 꽤 많은 부분 반영된 걸 느낄 수 있다.
푸조 인테리어 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아이콕핏 시스템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운전자 중심의 인테리어와 디자인은 운전에 집중하고 안전과 편의성을 극대화하는데 자리에 앉아보면 모든 조작버튼과 시스템이 날 향해 있단 걸 느낄 수 있다.

푸조 3008 SUV의 인테리어에 적용된 아이-콕핏(i-Cockpit®)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하는데,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가 아닌 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이 그 우수성을 인정하고 많은 자동차 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되며 증명하고 있다.
참고로 아이-콕핏은 영국 자동차매체 왓카(What Car)에서 선정한 ‘2017 베스트카 테크놀로지(Best Car Technology Award)’, 프랑스 32회 국제자동차 페스티벌(32nd International Automobile Festival)에서 ‘최고의인테리어(Best interior of 2016)’를 수상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네럴리스트를 그리는 푸조답게 우수한 품질의 소재를 사용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처리로 차량의 품격을 완성하고 있어 3008의 가치를 높였다.
스티어링휠 상단부와 하단부가 잘린 푸조 특유의 콤팩트 스티어링휠은 운전자가 계기판의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으며, 푸조 고유의 민첩한 코너링을 만끽하고 안전하게 운전하고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감각적인 스티치와 함께 고급가죽으로 마감된 점은 보너스와 같다.

운전석에서 볼 수 있는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패널은 고해상도 풀 컬러 그래픽을 제공하고, 스티어링휠의 조작버튼을 통해 다이얼모드, 드라이빙모드, 개인모드, 최소모드 등 4가지 계기반 화면모드를 설정할 수 있어 개인취향을 존중한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8인치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주요정보, 각종 인포테인먼트, 후방카메라 등 차량과 관련된 주요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나타내주며, 터치응답성 또한 빨라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했다.




가장 중요한 공간은 2,675mm의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소화할 수 있는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트렁크공간은 기본 590리터이며 2열시트를 풀 플랫방식으로 접을 수 있는 매직플랫시팅(Magic Flat Seating) 기능을 통해 최대 1,670리터까지 적재가능해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난 현재 부족함이 아닌 넉넉함으로 채웠다.

다음으로 파워트레인에 따른 퍼포먼스는 쌔끈하다. 부담없이 잘 달리는데 저속/중속/고속 모두 운전자가 편안하게 즐기고 달릴 수 있을 환경을 제공한다.
최고출력은 131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1kg•m(1,750rpm)로, EAT8 8단자동변속기는 퀵 앤 컴포트 시프트(Quick & Comport Shift) 기술이 적용되어 부드러운 승차감과 신속하고 정확한 변속이 가능하다. 이 느낌은 엑셀을 밟아보면 저속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도심 주행이 많은 30대 라이프스타일에 운전 피로감을 줄여준다.

물론 아웃도어 활동이 늘어나며 고속 주행에서의 스트레스도 중요한데, 빠르면서도 코너링과 주행감이 좋은 푸조 3008의 성능은 다양한 모터스포츠로 증명된 부분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이런 퍼포먼스는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 푸조 특유의 민첩한 핸들링과 끈끈한 로드홀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구현되는데, 고성능 모델이 아니여도 느낄 수 있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으로 푸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차별점이다. 여기에 연비도 훌륭하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랜 만에 타 본 푸조 3008 GT는 내가 운전 승차감과 주행감은 기억이 안 났지만, 왜 여러 장소를 이동하는 장거리 운전에서 가장 먼저 떠올렸는 지 알 수 있었다. 푸조의 오너 설문조사의 결과,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권의 오너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결과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아닐까?
푸조 모델은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 장점을 알 수가 없는 부분이 있다. 독일 브랜드와 스웨덴 브랜드가 활개치고 있는 국내 수입자동차시장에서 왜 매니아가 계속 늘어나는 지 알 수 있는 시승을 꼭 해보길 바란다. 특히, 폭스바겐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라면 꼭 푸조를 비교대상으로 놓고 시승해볼 것을 추천한다.
훨씬 더 세련된 디자인에 재미있는 차의 오너가 될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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