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매 빈랑/사진=트위터
구강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열매 빈랑/사진=트위터

구강암을 유발해 일명 ‘죽음의 열매’로도 불리는 ‘빈랑’이 최근 5년간 국내에 100톤 넘게 수입됐다는 일각의 지적과 보도에 대해 한의사들이 “자칫 국민 불안과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문제가 된 중국산 빈랑은 ‘식품’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금지 품목이며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한약재 ‘빈랑자’는 안전하다는 것.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27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산 식품 ‘빈랑’과 관련, “중국의 식품용 빈랑과 의약품용 한약재인 빈랑자와 엄연히 다르며, 한의원에서는 한의사들이 빈랑자를 안전하게 처방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한의협은 “중국에서 식품으로 유통되었던 빈랑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조치가 취해졌지만, 의약품인 빈랑자의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대만 등에서 처방되고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한 빈랑자에 대한 유전독성시험연구에서도 빈랑자는 유전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최근 5년간 국내로 수입된 빈랑의 양은 103.2톤이었으며 국내에서는 한약재로 분류되는 탓에 수입통관 제재 없이 5년간 대량 수입됐다고 지적했다.

빈랑은 중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위장 질환과 냉증 치료, 기생충 퇴치 약재 등으로 사용했다. 각성 효과가 있어 껌처럼 씹는 사람도 많다. 열매를 먹으면 입안이 온통 빨갛게 변하는데, 중국에서는 이 모습을 즐기기도 한다. 빈랑에는 ‘아레콜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됐는데, 이 성분은 구강암을 유발하고 중독·각성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레콜린은 2004년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에 2급 발암물질로 등록된 상태다.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지역 구강암 환자 82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90%가 빈랑 열매를 즐겼다. 현지 자체 조사에서도 후난성 내 구강암 발생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30%나 높았다. 이에 중국에서는 빈랑을 2020년 식품 품목에서 제외했다.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홍보·판매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국내에 수입된 빈랑에서 추출한 ‘빈랑자(씨앗)’는 한약 원료로 유통되고 있다. 관세청은 빈랑이 약사법에 따른 한약재로 관리되고 있어 검사필증을 구비하면 수입통관에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이 같은 빈랑 식품의 경우 한국에서는 금지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도에서 중국의 식품용 빈랑과 의약품용 한약재인 빈랑자를 동일하게 언급하고 심지어 이를 구분하지 않아 큰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올바른 의학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한의의료기관에서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따라 처방된 의약품인 빈랑자는 식품인 빈랑과 다르며, 안전하다”며 “2만 8000 한의사들은 국민 건강증진과 질병치료를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약 치료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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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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