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시장이 31일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2022.10.3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강기정 광주시장이 31일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2022.10.31/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집에 오면 엄마한테 볼 뽀뽀하는 애교쟁이 아들이었죠. 생활비를 보태 해외여행 가자는 말만 남겨둔 채 떠날 줄은 상상도….”

31일 오전 광주 서구 한 장례식장. 지난 30일 새벽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희생당한 26세 장모씨의 유족들은 연신 오열했다.

이제 막 서울에서 시신이 도착, 빈소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장례식장 홀에서 기다리던 유족들은 휴대전화 속 환하게 웃고 있던 A씨의 사진만 하염없이 꺼내봤다.

수백장의 사진을 넘겨보기도 잠시 이내 터져버린 울음에 장례식장 정문까지 오열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인은 2남1녀 중 막내 아들로, 딸보다 더 딸 같은 살가운 아들이었다고 한다.

핼로윈데이을 위해 고등학교 동창들과 서울 이태원으로 향했고, 29일 오후 쏟아지는 인파로 이태원 참사의 광주 지역 희생자가 됐다.

“말로는 설명 못해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인기스타에다가 가족들한테는 얼마나 애교쟁이인걸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대학교 진학 대신 경기 안산에서 1년간 전비 설비 관련 일을 했다고 한다.

이후 군대에 입대, 전역한 뒤 사업가라는 꿈을 펼치기 위해 뒤늦게 광주 한 대학교 자동차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올해는 졸업을 앞둔 해이자 둘째 누나의 취업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코로나19로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도 계획했다.

고인의 아버지(61)는 “먼저 취직한 막내가 첫째 큰형, 둘째 누나의 여행 경비 500만원도 대신 부담했다”며 “이태원 가기 전 막내랑 맥주한잔 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못지키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번 이태원 참사는 전형적인 인재다”며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했다면 경찰력을 더 투입한다던가 통제선을 설치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번 참사의 희생자는 내가 아닐 뿐이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누군가 사고를 당하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까지 집계된 광주시의 이태원 참사 공식 사망자는 총 5명이다.

ddauming@news1.kr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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