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7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사과하며 “저도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 총리는 책임을 지는 방식이나 범위 등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감찰 결과를 지켜본 뒤에 답변할 일이라고 원론적 입장을 취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와 관련해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대한민국을 찾았다가 피해를 입으신 외국인과 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유가족과 치료 중인 분들 한 분 한 분을 소홀함 없이 지원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행정 각부 통할자로서의 책임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는 관련 책임 규명이 명확하게 이뤄졌을 때를 전제로 자신도 필요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책임을 안 느끼시나’라고 묻자 “매우 엄중하게 (느낀다)”라고 답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저도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무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을 정도로 책임이 막중하다며 ‘오 시장에 대해 파면, 사퇴를 권고할 의향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고 모든 것은 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같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을 중앙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강 의원은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라며 “법이 없어도 해야 한다. 그런 판단을 하라고 대통령과 총리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또 강 의원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파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그건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을 이전한 것을 두고는 “국민 여론조사한 것을 못 보셨나.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온 것에 대해 다수 국민이 옳지 않았다고 얘기한다”며 “총리는 민심을 읽지 않고 누구의 마음을 읽으면서 정치하시나”라고 따져물었다.
한 총리는 “너무 일방적인 쪽만 보시는 것 같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청와대를 들어가보고 너무 좋아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에 강 의원은 “그렇게 일을 하시니까 이태원 참사같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소리쳤고 한 총리는 “그건 아니고 너무 무리한 해석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맞섰다.
yooss@news1.kr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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