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타이어지회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 상경 투쟁에 나선다. 지난 7월부터 진행한 게릴라성 파업에 이어 더욱 투쟁의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파업 수위가 더 높아질 경우,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8일 한국타이어 지회 소속 관계자는 “내일 본사 상경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며 “상경 투쟁을 시작으로 파업의 수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올해부터 지회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노동조합의 복수노조 체제로 변경됐다. 당초 노조가 대표노조의 역할을 수행했지만, 올해 들어 지회가 제1노조로 올라선 상황이다.

이미 노조는 9월 기본급 5.0%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노사는 기본급 5.0%(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생산격려금 100만원 지원 등에 합의했고, 조합원 60.1%가 이에 찬성했다.

반면 지회는 아직도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지회는 노조의 합의안에 기본급을 0.6%와 일시금 200만원을 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 관계자는 “현재 요구 중인 기본급 인상 총액 규모가 조현범 회장의 연봉보다 작다”며 “회사는 협상을 위한 추가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이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회가 노조보다 더 좋은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노조의 반발이 거셀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지난 7월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에서 비정규적인 게릴라성 파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지회원들을 근로에서 배제하는 부분 직장폐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직장폐쇄는 근로자 측의 쟁의행위에 대항해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무 수령을 거절하는 동시에 임금지불을 면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미 타이어 업계에서는 직장폐쇄가 실현된 바 있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2014년 12월 졸업할 때까지 총파업과 부분파업 등 3차례 직장폐쇄가 이뤄진 전례가 있다.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노조의 파업으로 직장폐쇄 성격의 휴업을 19일간 실시했었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3분기 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공장의 수익성 회복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공장의 경우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의 게릴라성 파업으로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0% 수준”이라고 전한 바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타이어 경쟁력, 테네시 공장 증설, 현대차 신차용 타이어(OE) 납품 확대 등 중장기 성장동력이 많으나, 단기적으로는 파업 추이와 협상 타결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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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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