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의 한 짬뽕 전문점이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에 음식값을 받지 않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공짜 점심을 먹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전날(3일) 일하다 점심을 먹으러 노부부가 운영하는 동네 작은 중화요리 집을 방문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동네 어르신이 계산할 때 돈을 안 내고 그냥 가시더라”며 “대화 내용을 듣지 못해 ‘다른 분이 계산하셨나 보다’ 했는데 다음 테이블 손님도 그냥 가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식사를 다 하고 계산하려는데 (사장님이) ‘젊은이들 추모 기간’이라고 돈을 안 받으시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 정도뿐’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A씨는 이 말을 듣고 일행들과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모아 1만7000원을 식당에 두고 왔다고 한다. 그는 “총 2만3000원어치 먹었는데 6000원이나 덜 드리고 왔다. 나머지 금액은 다른 방법으로 또 갚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게 홍보 아니다. 홍보 없이도 너무 바빠서 하루 3~4시간만 장사하는 집”이라며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를 이끄는 큰 원동력이자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사장님 말씀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게 전부”라고 했다.
해당 식당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음식점이다. 남편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70대 B씨는 뉴스1에 “애도 기간에 하루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며 “특별한 이유는 없다. 딸 생각이 나 그랬다”고 밝혔다.
B씨는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었지만 예전에 (학생 때) 대만으로 보낸 적이 있다. 당시 큰 지진이 나 많은 사상자가 나왔는데 딸과 연락이 끊겨 정신없었던 기억이 있다. 가슴이 정말 저렸다”며 “원인이 어떻든 간에 젊은 애들이 목숨을 잃어서 가슴 아프고, 그때 마음 졸인 게 생각나면서 부모들 마음에도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B씨는 남편과 상의해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음식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 손님들도 이들 부부의 뜻에 동참했다.
B씨는 손님들이 정말 고맙다면서 본인들도 동참하겠다고 현금을 놓고 가셨다”면서 “네 분이 식사하시고 5만원 내기도 하고, (음식값이) 얼마인지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가진 현금을 두고 가셨다. 음료수도 사다 주셨다”고 했다. B씨는 손님들이 두고 간 현금 30만5000원을 ‘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끝으로 B씨는 “제 딸도 여전히 밤에 불을 끄지 않고 잔다. 이번 참사로 많이들 가슴이 저리셨을 것”이라며 “애도에 동참해주신 손님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영민
- 박지성·손흥민에게 ‘운동’ 훈수 뒀다가…김종국 “연락 잘 안돼”
- ‘5개월 영아’ 모텔 장기간 방치 사망…20대 부모는 야간근무
- KS 미스터 제로 ‘대반전’… 입대 앞둔 사나이, 그야말로 철벽이 됐다
- 코로나 먹는 약 ‘팍시로비드’ 먹었더니…”후유증에 효과” 반전
- ‘서해 피격’ 서욱 전 장관 석방…법원 구속적부심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