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시내 한 은행영업점 기업고객 창구/사진=뉴스1
지난 7일 서울시내 한 은행영업점 기업고객 창구/사진=뉴스1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10월 기준으로 역대 처음 감소했다. 반면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대출은 2009년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000억원 줄어들면서 9월(-1조3000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계절적 변동폭이 큰 점을 고려해 역대 10월 기준으로만 보면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첫 감소다. 올해 1~10월 기간 중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1조8000억원 줄어들었다. 한은이 올해 두 번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자 부담이 확대된 결과로 보인다.

10월 가계대출 증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택담보대출은 1조3000억원 늘었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9월 6000억원에서 지난달 2000억원으로 다소 줄었으나 집단대출 등이 늘어 증가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전세 거래량은 전국 기준으로 지난 5월 5만호에서 지난 9월 4만호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도 같은 기간 3만호에서 1만6000호로 반토막 수준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1000억원 감소했다. 대출금리 상승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적용되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신용대출은 작년 12월부터 10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기업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10월 은행 기업대출은 13조7000억원 증가,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0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대기업의 은행 대출 활용이 늘면서 9조3000억원이 급증했다. 실제로 회사채는 지난달 3조2000억원 가량 순상환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코로나19(COVID-19) 관련 금융지원과 운전자금 수요가 계속된 영향이다. 다만 증가폭은 세 달 연속 둔화됐다. 이 중 개인사업자는 1000억원 증가해 직전달(1조8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편 10월 중 은행 수신은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6조8000억원 급증했다. 금리를 적게 주는 수시입출식예금은 44조2000억원이 빠졌다.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기업과 가계 자금이 유출된 것도 감소 폭을 늘렸다.

반면 정기예금은 56조2000억원이 몰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의 규제비율(LCR) 제고를 위해 자금 유치 노력을 강화하고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및 기업 자금 유입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4조4000억원 증가 전환했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분기말 계절요인이 해소되고 국고 여유자금이 유입되면서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에서는 4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는 3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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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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