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마법 모자의 목소리를 연기했던 영국 배우 레슬리 필립스가 별세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98세.
고인의 에이전트인 조너선 로이드는 지난 7일 그가 잠든 사이 평화롭게 세상을 떴다고 전했다. 그는 90세 때 두 차례 뇌졸중으로 치료를 받는 등 노년에 건강 문제를 겪었다.
필립스는 약 80년에 걸친 연기 인생에 걸쳐 200편 넘는 영화와 TV, 라디오 시리즈에 출연했다.
1958∼1978년 이어진 영국의 유명 코미디 영화 ‘캐리 온’ 시리즈 31개 중 4개 작품에 출연, “딩동” 등 유행어로 인기를 끌었다.
17년간 BBC 라디오 쇼 ‘네이비 라크’ 출연자로 장수하며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1998년 영화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4등급 훈장인 ‘대영제국 장교 훈장'(OBE) 수훈자로 선정됐고, 2008년에는 한 단계 높은 3등급의 ‘대영제국 사령관 훈장'(CBE)을 받았다.

한국에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법 모자 성우 역할로 친숙하다.
특히 주인공 해리 포터가 마법사 학교 호그와트에 갓 입학했을 때, 기숙사를 배정해주는 이 ‘마법의 분류모자’를 쓰고 대화하는 장면이 널리 알려져 있다.
해리의 머리에서 생각을 읽어낸 모자가 “용기가 있다”며 고심하자, 해리는 “제발 슬리데린만은 아니길”이라고 호소한다.
슬리데린은 호그와트의 4개 기숙사 중에서 야심이 많은 마법사를 배출해 유명하지만, 질이 좋지 않은 마법사 상당수가 이곳 출신이라는 평판도 있기 때문이다.
해리는 “슬리데린에 가면 위대해질 수 있다”는 모자의 권유를 재삼 사양했고, 결국 모자가 “그럼 넌 그리핀도르가 좋겠어!”라고 결정하고서야 활짝 웃는다.
그리핀도르는 최고의 마법사 알버스 덤블도어를 배출한 곳이어서 호그와트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필립스의 부인 자라는 현지 매체 더선에 “나는 멋진 남편을 잃었고, 대중은 진정 위대했던 쇼맨을 잃었다”고 말했다.
동료 배우 산지브 바스카는 “따뜻하고 재미있고 온화한 사람이었다”고 말했고, 작가 멜라니 블레이크는 “또 하나의 전설이 사라졌다”고 언급하는 등 추모가 이어졌다.

d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2/11/09 16:02 송고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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