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운명의 날이 밝았다. 카타르로 향하게 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이 드디어 공개된다. 지난 4년 간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의 시험대에 올랐던 선수들 가운데 단 26명만이 월드컵 무대를 누빌 수 있다.

벤투 감독은 12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전날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마지막 평가전(1-0 승)이자 월드컵 출정식을 치른 다음 날이다. 이날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은 유럽파를 제외하고 13일 인천국제공항에 소집된 뒤 결전지 카타르로 향한다. 유럽파는 현지에서 합류한다.

지난 2018년 울산에서 진행된 소집 훈련과 2020년 U-23 대표팀과의 친선경기를 제외하고 공식 A매치를 통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는 무려 87명. 이 가운데 은퇴 또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선수 등 3명을 제외하고 84명 중 단 26명만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카타르 월드컵 멤버가 될 수 있다.

월드컵 출전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손흥민(30·토트넘)은 우선 최종 엔트리에는 포함될 예정이다. 이제 막 회복 단계라 본선 무대에서 100%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없는 플랜 B는 아직 계획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에이스의 복귀를 낙관적으로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 외에도 사실 대부분의 명단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김진수(30·전북현대)나 박지수(28·김천상무) 등 부상 선수들의 몸 상태, 중앙과 측면 수비수 선발 인원수 등 일부 변수가 있겠지만 깜짝 발탁이나 의외의 낙마 가능성보다는 그동안 주축을 이뤘던 선수들이 대부분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이강인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이강인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카메룬의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이강인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그런데 단 한 명, 이강인(21·마요르카)의 월드컵 승선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소속 리그, 소속팀에서의 활약만 놓고 보면 월드컵 승선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벤투 감독의 구상에 포함이 됐는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가대표급 공격 자원들 중에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정작 월드컵 최종 엔트리 승선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지난 9월 코스타리카·카메룬과의 2연전은 이강인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시기였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무려 1년 6개월 만에 A대표팀에 복귀했지만, 부풀었던 월드컵 희망은 2경기 연속 결장 탓에 절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유럽파가 소집될 수 있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이강인에게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주지 않은 것, 이강인의 이름을 외친 많은 관중의 연호에도 불구하고 끝내 교체로도 출전시키지 않은 건 벤투 감독의 고집이었다.

이같은 아쉬움 이후에도 이강인은 다행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손꼽히는 활약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2골 3도움의 공격 포인트는 이미 지난 시즌 자신의 기록을 넘겼고, 스페인 매체는 물론 유럽 주요 매체들도 마요르카의 상승세 중심에 이강인을 꼽고 있을 정도다. 라리가에서 키패스와 드리블 성공 모두 20개 이상 기록한 선수가 이강인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단 2명이라는 기록은 이강인의 활약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다.

문제는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기용한 게 지난해 3월 일본전 원톱 출전이 마지막이었다는 점이다. 9월 평가전 2경기 외면 탓에 최근 이강인의 기세를 대표팀으로 옮겨올 만한 실전 시험대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4년 간 겨우 6차례 출전 기회(선발 3경기)를 줬고, 최근 1년 8개월 간 실전에서 단 1분도 기용하지 않은 선수를 월드컵에 데려간다는 것 역시도 그간 벤투 감독의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 대목이다. 과연 벤투 감독이 그동안 중용해온 2선 자원들 중 누군가를 제외하고, 이강인을 대신 선발하는 정도의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자연스레 이날 발표될 최종 엔트리의 관심사는 이강인의 승선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향했던 자신의 고집을 꺾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고, 반대로 끝내 이강인을 외면한다면 적잖은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전을 마친 뒤 “마지막 경기를 분석한 뒤 코칭스태프와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최종 명단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인의 월드컵 운명이 걸린 벤투 감독의 마지막 선택에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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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김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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