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향세가 뚜렷한 서건창(33·LG 트윈스)이 염경엽(54) 감독과 재회를 계기로 반등을 노린다. LG의 지휘봉을 새로 잡은 염 감독도 서건창을 중용할 뜻을 피력하며 제자의 명예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77경기 출전에 그치며 입지가 좁아진 서건창은 새롭게 출항한 LG ‘염경엽호’의 핵심 선수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염 감독은 누구보다 잘 아는 서건창의 반등을 확신하면서 주전 2루수로 활용할 의사를 피력했다.
염 감독은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영입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 “기존 선수들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프런트에 전달했다. 에둘러 FA 자격을 취득하는 1루수 채은성과 포수 유강남, 투수 임찬규, 김진성 등을 붙잡아달라는 의미다.
LG의 오랜 숙제인 2루수에 대해서도 박민우 같은 검증된 자원이 FA 시장에 나오지만 기존 자원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로벨 가르시아처럼 2루수로 뛸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으나 외국인 타자의 수비 포지션을 국한시키지 않았다.
염 감독이 믿는 도끼는 2루수 골든글러브를 3차례(2012·2014·2016년) 받은 서건창이다. 최근 몇 년간 주춤하고 있는 서건창이 충분히 반등할 여력이 있다고 믿음을 보냈다.
2014년 넥센 히어로즈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염 감독의 지도 속에 KBO리그 최초로 꿈의 200안타(201개)를 달성한 서건창은 2015년 4월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루수 고영민과 충돌하면서 후방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했다. 선수 생명에 위기가 찾아왔지만, 서건창은 야구장에 돌아와 2016년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염 감독과 넥센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시즌으로 당시 서건창은 타율 0.325, 182안타, 7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7을 기록했다.
염 감독이 2016년 시즌을 끝으로 넥센을 떠나면서 서건창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8년 3월31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자신의 파울 타구에 종아리를 맞았고 재활이 길어지면서 전반기를 통으로 쉬었다. 복귀 이후 서건창은 2루수로서 가치가 떨어졌고 개인 기록도 점점 나빠졌다.

서건창은 지난해 7월 정찬헌과 1대1 트레이드로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환경의 변화도 큰 도움이 안 됐다. 타격 자세를 바꿨으나 긍정적 효과는 없었다. 타율이 2021년에 0.253, 2022년에 0.224까지 떨어지는 등 타격에 일가견이 있던 서건창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서건창이 꾸준한 기회를 받으면서 예전의 타격 밸런스를 되찾으면 ‘잘 치는 서건창’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기회는 확실히 줄 전망이다.
염 감독은 새 시즌 LG 2루수에 대해 “서건창과 김민성을 활용할 생각이다. 김민성은 2루수 외에도 1루수, 3루수까지 폭넓게 기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 뛰면서 휴식이 필요할 때 ‘멀티 내야수’ 김민성이 2루를 커버한다는 뜻이다.
이어 “로테이션으로 체력을 안배하면 부족했던 공격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난 이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서건창도 LG에서 재회한 염 감독의 지도를 다시 받으며 영광의 날을 재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LG 구단의 이천 마무리캠프를 찾아 염 감독과 면담을 갖기도 했는데 타격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13일 공시한 FA 자격 선수 명단에는 서건창도 포함돼 있다. 서건창은 지난해 FA를 신청하지 않아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FA 신청을 유예, 훗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염 감독과 함께 영광의 시간을 재현하는 게 우선이다.
rok1954@news1.kr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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