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전일 종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2.11.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장 초반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전일 종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2.11.1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3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이 수차례 경고한 ‘기업 실적하락’이 가시화된 것이다. 특히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전체 상장사의 25%나 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둔화되고 금리인상 압박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최근 시장에 유입됐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업의 실적하락 가시화로 반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주가 흐름을 예측했을 때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대체로 내놨다. 기업의 실적하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요인 외에도 기업 이익 둔화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500선 근처로 진입하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으로 기술적 저항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경제지표 이익전망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결국 이런 흐름을 지속할 만큼 (인플레 둔화로 인한)동력이 강해질 수 있겠느냐는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기업의 실적 하락은 3분기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전날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집계한 코스피시장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법인 601사의 연결기준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39조3666억원으로 30.4% 감소했다. 순이익은 27조6733억원으로 2분기보다 37% 급감했다. 매출액만 726조327억원을 기록해 3.5%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3분기에 상장사들은 더 잘 벌었지만 ‘남는 장사’는 하지 못한 셈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중고’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 601곳 중 LG디스플레이, 넷마블, 효성화학, 롯데쇼핑 등 153곳이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체 상장사의 25.45%에 달하는 기록이다. 지난 2분기 141개사(23.26%)보다 늘었다. 

이같은 기업의 실적 둔화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기록을 보이면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나스닥이 7% 급등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고 코스피도 3% 이상 올랐다. 

하지만 이는 기존 금리인상 충격에 따른 매도물량의 되돌림과 연말을 맞아 공매도 대차 물량을 되갚는 ‘쇼트커버링’ 물량이 겹치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높은 물가가 지속되고 금리인상 역시 속도조절에 나서더라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고된 만큼 주가가 본격적인 ‘반등랠리’는 보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는 전체 지수의 흐름보다 개별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장세’가 연출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 둔화는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 주가는 기업실적과 밸류에이션 두가지 부분에서 살펴봐야 하는데 밸류에이션은 금리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주가 반등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가가 바닥권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본격적인 상승추세로 전환할 것인지 판단하기엔 이른감이 있다”면서 “거시경제 환경이나 기업 실적 등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500선 돌파는 가능하다 하더라도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서 변동성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할지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sther@news1.kr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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