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계절에 따라 꽃 피는 시기가 오면 전국 팔도 어디로든 꽃구경을 즐기기 위해 떠나는 일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 이런 나들이가 언제부터인지 되새겨 보면 반기지 않았던 팬데믹이 꽤 긴 시간 동안 지속이 되었고 너무나도 당연시 되었던 야외 활동이 제한되다 보니 자연스레 바깥의 풍경이 그리워지게 되었던 그때부터가 아닐까 싶다.
아직도 평화로운 일상이 완벽하게 돌아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전보다는 좀 더 자유로이 휴일이나 주말이 되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조금은 긴장을 푼 채 나들이를 다녀오곤 한다. 필자 또한 시간이 되면 간간이 드라이브를 하곤 하는데 특히 전주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차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특히 한국 도로공사에서 비영리로 운영되는 유일한 도로 전문 수목원이 전주 초입에 위치해 있어 분기별로 한 번씩 다녀오는 장소로 더욱 추워지기 전 가을 나들이로 얼마 전 바람이나 쐴 겸 다녀와 보았다.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
주소 : 전주시 덕진구 번영로 462-45
입장료 없음 / 주차장 완비(일반 107대, 대형 10대, 장애인 5대)
개방시간 : 09시 – 18시(9.16~3.14) / 09시 – 17시(3.15~9.15)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설, 추석 당일
전주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공기업에서 운영하는 유일의 수목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입장료 없이 무료로 개방되어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고 사계절 다양한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데다 전주 IC 초입에 위치해 있어 이 길을 오가는 분들에게 언제든지 들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무료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방대한 규모를 자랑해 입구에서 천천히 둘러보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크기만 한 규모가 아닌 교재원, 분경원, 수생식물원, 생태습지원, 장미원 등 분원도 세부적으로 잘 나누어져 있어 끝까지 체계적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수목원 내에 그 종류만 해도 약 4천 종에 가까운 식물을 보유하고 있어 아이들의 교육 목적으로 방문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정문의 이팝나무를 시작으로 완만한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순서대로 둘러볼 수 있다. 걷다 보면 문득 생각나는 것이 바로 옆은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인데 이곳은 푸른 녹음들이 어우러져 상쾌한 공기가 가득하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둘러보면 어르신들을 위해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벤치들이 놓여 있고 추운 겨울에 방문하는 분들을 위해 온실 정원도 꾸려져 있어 무료이지만 사계절 언제나 볼거리들이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장미원과 수생식물원 앞의 풍경쉼터이다. 처음 보는 종을 포함한 여러 색의 다양한 장미를 비롯해 가을에 주로 만나볼 수 있는 핑크 뮬리, 갈대 등이 피어있는 곳은 특히 사진 스폿으로 인기가 많아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광경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그 와중에 이곳의 배경은 기와를 이용한 한국적인 미를 갖춘 건축물을 비롯해 서양 정원의 특징을 살린 건축물까지 모두가 이 공간 내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져 일관적이지는 않지만 흥미로운 매치로 모든 공간은 보는 맛이 난다.
매해 시기를 맞춰 꽃구경을 떠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없거나 거리가 멀어 발길을 옮기는 게 쉽지는 않은데 이렇게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을 통해 바라보는 계절의 흐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가장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다양한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고 또 구역별로 충분히 널찍하게 잘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상의 답답함과 여행의 그리움을 직,간접적으로 채워준다.
보통 우리가 식물원을 떠올릴 때 온실과 꽃, 그리고 간단한 산책로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곳은 때로는 미술관 느낌으로 다양한 조형물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도 있고 넓은 야외정원 중앙에 쉬어갈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위치해 있으며 서로 분위기가 완전히 대비되는 죽림원과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테마를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만한 메리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언제나 올 때마다 기대감이 들고 또 어떠한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지 설레기도 하는 행복하고 따스한 장소로 기억이 될 듯 하다.
잔디광장에 들어서니 특히 주말이라 그런지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보였다. 초록 잔디가 넓게 펼쳐진 이곳엔 기린과 말 등 1:1 사이즈의 동물 조형물도 있어서 아이들의 가장 해맑은 모습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한편에 놓인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며 한 가족이 쌓아가는 추억들을 감상하고 있으니 힐링 그 자체였다.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은 무료로 갈 수 있는 여행지 중 가장 접근성이 좋고 볼거리가 많은, 매일 바뀌는 풍경이 아름다운 장소임은 틀림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전 세대를 아울러 모두가 흥미를 느낄 수 있고 또 워낙 넓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며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주말이나 쉬는 날 잠시 짬을 내어 들러보면 올해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2022년 11월부터는 수목원 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기 때문에 기억해두는 것이 좋고, 애완동물은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공원 유원지 개념과는 다르게 식물 학습장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상업 촬영이나 스냅, 놀이 활동 등은 자제하여 문화인의 개념을 갖추고 즐겁게 관람한다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전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보고, 즐길 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번 주말 전주로 발길을 향해보자. 전주에 들러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한옥 마을 체험을 해볼 뿐만 아니라 무료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고 각각의 다른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도로공사 수목원에서도 들러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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