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주부 김모씨는 주말인 지난 20일 겨울맞이 김장에 들어갔다. 통상 김장 김치는 1~2일 정도 실온에 보관한 뒤 저온 보관에 들어가는데 김씨는 평년처럼 김치를 밖에 내놨다 낭패를 봤다. 내놓은 지 하루만인 21일 김치 맛이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보다 따뜻한 날씨였음을 감안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절기상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났음에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평년과 다른 초겨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맘때쯤 잠잠해졌어야 할 모기가 때아닌 활개를 친다. 업계에서는 겨울 특수를 누려야 할 업종이 주춤한 반면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이 늘면서 반사이익을 본 업종도 생긴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서울시내 최고기온은 섭씨 15.2도, 최저기온은 섭씨 9.6도다. 평년 11월 23일 최저기온과 최고 기온이 각각 섭씨 1.4도·9.7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5~7도 가량 높다. 최근 1주일로 넓혀봐도 일 최고기온을 기준으로 5~10도 이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시 최고 기온은 섭씨 20.2도를 기록했는데 평년 같은 날 섭씨 9.7도 수준이었과 비교하면 10도 이상 높다.

기상청은 이같은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북극진동’을 꼽는다. 북극진동은 북극 지역에 있는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수일에서 수십일 주기로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이다. 최근 북극진동의 강세가 1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막았다.
또 중국 내륙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점 역시 이어지는 고온 현상의 원인이다. 겨울철 한반도에는 주로 북서풍이 부는데 중국 대륙에서 따뜻한 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어오면서 한반도의 기온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평년과는 다른 초겨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소설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경북 포항에는 봄꽃인 진달래가 피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 포항 지역 일 최고기온은 섭씨 20.9도였으며 최고기온 섭씨 16.0도를 기록한 지난 15일부터 1주일 가량 기온이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때아닌 모기가 기승을 부려 밤잠을 설치는 이들이 생긴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에 따르면 전날 서울시내 모기활동지수는 34.5점으로 관심이 필요한 2단계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날 1단계(쾌적)에 해당하는 23.7점이었던 것보다 10점 이상 높다. 일 최고기온이 섭씨 20도 안팎까지 치솟았던 지난 11~13일 모기활동지수 역시 39.6점까지 뛰었다.

업계 반응은 엇갈린다. 겨울 특수를 노리는 업종은 주춤한 반면 일부 업종은 외부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반사이익을 보는 모양새다.
겨울철은 단가가 높은 외투가 많이 팔려 의류업계에선 대목으로 꼽히지만 최근 이같은 수요는 주춤하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11월1~20일 기준 롯데백화점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기준 아웃도어 매출이 전년 대비 8.7% 늘었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이 50%를 웃돌았던 9월과 10월에 비해선 상승세가 더디다.
20대 여성 A씨는 “작년에 입던 패딩점퍼 세탁 비닐도 안 뜯었는데 새 겨울옷을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반면 따뜻한 날씨로 활동량이 늘면서 매출이 늘어난 곳도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꼽히는 호빵, 군고구마 등의 매출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 14~20일 호빵과 군고구마 품목이 모두 전년 대비 15% 가량 늘었다. GS25 역시 이달 군고구마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매출은 유동인구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날씨가 풀린 탓에 사람들의 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고온 현상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28~29일 사이 전국 곳곳에 강수가 예상되는데 비가 지나가는 이달 30일쯤 날씨가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다음달 1일부터는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지는 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라고 밝혔다.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절기 소설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 마장지 연못 주변에 봄꽃인 진달래가 꽃망울을 활짝 터트렸다. 꽃을 발견한 시민들은 “요즘 낮 기온이 20도까지 오르면서 봄꽃들이 피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2.11.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도균
- ‘벌써 636.3억 풀렸다’ FA 시장이 미쳤다, ‘역대급 광풍’ 또 신기록 세우나
- ‘스마트건설’ 위스마트, 릴레이 현장 면접으로 인력 충원 나서
- 광운대 장민 교수팀, 지하수 질산염 탈질 위한 소수성 나노 소재 개발
- 유기견 ‘무탈이’ NFT 자화상 나와..유기견 보호 프로젝트
- [속보]여야 “국정조사 24일부터 45일간…예산안 처리 직후 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