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원작 웹툰 그린 미깡 작가
“술을 즐기지만 제어할 수 있는 술꾼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예전 미디어에서는 술 마시는 여자들의 모습이 대부분 실연을 당했거나 사연 있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서 나왔잖아요. 하지만 제 주변을 보면 술이 맛있어서 즐겁게 먹는 경우가 더 많은데, 왜 우리 같은 ‘술꾼’ 이야기는 없을까 해서 그리기 시작했죠.”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미깡 작가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2013년 처음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이같이 설명했다.
술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담긴 이 작품은 2014∼2017년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술꾼도시여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도 만들어졌다.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다음 달 드라마 시즌 2도 나올 예정이다. 술과 술자리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은 셈이다.
귤의 일본식 표현인 ‘미깡’이 필명인 작가는 이날 인터뷰 때 귤 형상의 탈을 쓰고서 사진 촬영에 응할 정도로 개성있는 매력을 뽐냈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은 꾸미·리우·정뚱 세 명의 여성이다.
작가는 “제 성격을 조금씩 나눠 넣었다”며 “까불고 일희일비하고 주사도 좀 부리는 모습은 꾸미에게, 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리우, 현실적인 이야기도 하고 시니컬한 면은 정뚱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작중 에피소드가 워낙 생생해 모두 실화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선 “제 얘기를 그대로 하면 사실 저 말고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며 “보편적인 이야기를 재밌게 녹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 제목에 대해 “블로그에서 본 표현을 허락을 맡고 쓰게 됐는데 ‘술꾼’, ‘도시’, ‘처녀’라는 단어들이 불협화음 같은 매력이 있고 조합이 신선해서 좋았다”고 했다.
특히 ‘술꾼’이라는 단어는 버릴 수 없었다는 작가는 “술을 애정하고 갈망하지만, 제어는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 담겼다고 풀이했다.
이 작품은 특히 술과 안주를 아낌없이 즐기는 30대의 모습이 주로 담겨 있다.
20대와 30대, 40대의 술은 그에게 얼마나 다를까.
“20대 때는 술과 싸운 것 같고 30대가 되어서는 술맛도 알고 즐겁게 마실 수 있었죠. 40대는 앞으로 어떻게 오래오래 술을 마실 수 있을까 궁리하면서 나에게 맞는 술의 양, 패턴을 만들어가는 시기인 것 같아요.”
작가는 “술에 대해 특별한 철학은 없지만 ‘맛있는 술 적당히 오래오래 즐기자’는 생각은 있다”며 “최근에는 술을 마시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웃었다.

‘술꾼도시처녀들’은 처음 연재된 시점부터 10년 가까이 흘렀다. 이번에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완전판을 내면서 낡은 표현들도 갈아냈다.
그는 “당시에는 용납됐지만, 이제는 안 쓰는 표현을 손봤다”며 “예를 들면 ‘앉은뱅이술’이라는 말도 이제는 앉은뱅이라는 말을 지양하면서 빼버렸고, 당시 유행어나 이슈가 반영된 내용도 몇 년이 지난 지금 보니 이해가 안 돼서 정리했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처녀들’의 후속 시리즈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술꾼도시중년들’, ‘술꾼도시노년들’을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며 “(술꾼도시처녀들을 그린 뒤) 10년 후에는 ‘술꾼도시중년들’을 내려고 했는데 10년쯤 지나 보니 아직 중년이라기엔 젊은 것 같다. 앞으로 10년 뒤에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후일을 기약했다.
차기작은 ‘술꾼도시처녀들’의 후속보다는 ‘하면 좋습니까?’, ‘거짓말들’ 등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작가는 “저는 영화를 봐도 SF나 판타지는 잘 안 보게 된다”며 “현실 기반의 리얼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아마도 계속 현실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heev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2/11/27 07:29 송고
김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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