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와 시민들이 6일 새벽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거리응원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쉽지만 4년 동안 어떻게 준비했는지 우리는 알잖아요. 이미 16강으로 감동을 줬어요.”

싸락눈이 내리는 체감온도 영하5도의 추운 날씨 때문인지 코가 빨개진 김여원씨(20·여)가 말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가득 찼던 8강 진출에 대한 염원은 벤투호가 6일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에 4대1로 패하며 꺾였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침울’이 아니었다.

출근을 앞둔 피곤함에도 광장에 나온 시민들은 4대1 패배에도 ‘감동’과 ‘희망’을 느꼈다며 “졌지만 잘 싸웠다”며 대표팀을 격려했다.

이날 대표팀이 전반전에만 4골을 내주자 광화문광장에 거리응원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한숨과 탄식을 내뱉었다. 일부 시민들이 “아 오늘 너무 답답하네”라며 전반전 종료 후 자리를 뜨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자리를 지키며 후반전의 기적을 기도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월드컵 첫 경기에 나선 백승호였다. 후반 30분 백승호의 환상적인 중거리골이 터지자 조용한 분위기 속 경기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를 들어올리며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쳤다.

이후 분위기는 한국 쪽으로 넘어온 듯했다. 후반 34분 조규성의 날카로운 침투 후 슈팅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할 수 있다!”며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응원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반 대량 실점을 뒤집지 못하고 경기는 4대1로 마무리됐다.

큰 점수 차로 패배했지만 시민들은 12년 만에 16강 진출을 이뤄낸 대표팀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 11시 기업 면접을 앞둔 이상훈씨(30)는 경기 후 “한마디로 졌지만 잘 싸웠다”며 “대표팀 너무 고생했고 무사히 한국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거리 응원을 하러 제주도에서 온 하동천씨(29)도 “경기 진 게 아쉬웠지만 후반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는 모습이 감동을 줬다”고 전했다.

한편 붉은악마 측 추산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 2만명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광장을 떠났다. 광화문역에서 안내하던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도 “시민들이 안내를 잘 따라줘서 교통혼잡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졌지만 시민의식은 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파란 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주변을 정리했다.

청소노동자 신모씨(53) “2002년 월드컵 때에 비하면 시민의식이 많이 좋아졌다”며 “시민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1시간30분이면 마무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새벽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거리응원을 마친 후 시민들이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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