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야속하다.

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스위스와의 16강전에서 6-1로 대승, 2006년 이후 16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포르투갈 모두가 웃을 때 단 한 사람만은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의 연이은 득점에 활짝 웃다가도 금세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야기다.

 포르투갈 호날두는 7일 스위스와의 월드컵 16강전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2008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벤치 출발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포르투갈 호날두는 7일 스위스와의 월드컵 16강전을 벤치에서 시작했다. 2008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벤치 출발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호날두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치르고 있다. 어쩌면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것보다는 최악의 월드컵이라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 팀이 아닌 개인으로 말이다.

호날두는 월드컵 전부터 크게 흔들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것. 계속된 불협화음, 그리고 날 선 인터뷰가 원인이었다. 그런 그는 월드컵에 집중하겠다는 말로 잡음을 떨쳐내려 했으나 경기력에서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득점한 후 아직 골 소식이 없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선 최악의 골 결정력과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무너지며 1-2 역전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결국 호날두는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벤치 신세를 모면하지 못했다. 2008년 이후 이어온 31경기 연속 선발 출전 기록이 깨진 순간이었다. 심지어 자신을 대신해 투입된 곤살루 하무스가 첫 월드컵 선발 경기에서 해트트릭까지 기록했으니 상황은 더욱 어색해졌다. 하무스의 해트트릭은 2002 한일월드컵 미로슬라프 클로제 이후 20년 만에 나온 월드컵 첫 선발 경기 해트트릭 기록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호날두를 외쳤다. 이미 승부의 추가 기운 상황에서 그의 플레이를 보고 싶었던 것. 그렇게 호날두는 후반 28분 주앙 펠릭스와 교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한 번 골문을 열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후 득점 기회는 없었고 자신의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 기록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리오넬 메시가 호주와의 16강전에서 득점하며 ‘무득점 징크스’를 깬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호날두를 혹평했다. 출전한 포르투갈 선수 중 꼴찌인 6.07점을 부여했다. 교체 투입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낮았다. 굴욕적인 결과다.

호날두는 이번 월드컵에서 2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에우제비오가 보유한 포르투갈 역대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9골), 그리고 월드컵 토너먼트 득점이다. 단 1골이면 전부 달성할 수 있으나 하무스의 활약에 출전 기회조차 줄어들 것으로 보여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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