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역마살찐년 김짜이입니다. 그간 여러 번 여행플러스의 콘텐츠 프로바이더로 콘텐츠를 연재했기 때문에 제 닉네임이 눈에 익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처음 뵙는 분들을 위해 새삼스럽게 자기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스무 살 때부터 국내여행 인솔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작년까지 14년 동안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일했었고, 동시에 8년 차 여행 에디터이자, <겨울여행 안내서>와 <봄여행 안내서>를 펴낸 독립출판인이기도 합니다.
스무 살 이전까지 단 한 번의 여행도(심지어 가족 여행도!) 가지 않아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는데요. 스무 살 때부터 인솔자 일을 하면서 여행의 재미를 깨달아 버렸습니다. 인솔자 일을 하지 않을 때도 혼자서, 또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면서 생각했죠. ‘국내 여행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해외여행은 얼마나 더 재밌을까!’ 결국 야금야금 해외여행도 떠나기 시작했고, 여태까지 일본, 대만, 마카오,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네팔, 스리랑카를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역마살을 점점 붙여가다가 역마살이 붙다 못해 쪘다는 뜻으로 역마살찐년이라는 닉네임을 지어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인도에서 가장 좋아하게 된 음료 ‘짜이’까지 붙여 역마살찐년 김짜이가 되었죠. 여행을 좋아한 지 벌써 14년, 내년이면 15년이 되는데요. 열심히 다녔던 여행지 중 국내 말고는 제일 많이 가본 여행지가 오키나와입니다. 오키나와만 아홉 번을 다녀왔으니, 제가 오키나와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시겠죠. 아주 오래전부터 오키나와 여행지를 쓰고 싶었던지라 새 시리즈를 시작한 게 무척이나 기뻐요.
그런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떤 것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걸 너무너무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좋아하는 이유가 많아지고 깊어져서 오히려 설명이 어려워질 때가 있는데 오키나와가 저에게는 그런 곳이에요. 여기도 좋고 저것도 맛있고 그것도 사랑스러운 그런 동네거든요. 오키나와의 설렘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 계속 고민하다가 우선은 오키나와의 장점 몇 가지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오키나와에 대한 저의 애정이 조금이라도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첫 번째로, 오키나와는 한국과 매우 가깝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변에 오키나와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이렇게 말해요. ‘가까운 천국‘. 인천에서 오키나와까지는 직항 비행기로 두 시간 반이면 도착해요. 티웨이, 제주항공, 진에어 등 많은 LCC 항공사들이 취항하고 있고요. 코로나 이전에는 핫핑크 색 비행기가 아주 귀여운 피치항공을 자주 이용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인천–오키나와 운항을 중단했어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아직 취항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코로나 때문인지 유류할증료 때문인지 비행시간에 비해 항공권 값이 조금은 비싸다는 거예요. 지금 항공권을 끊으면 30만 원대인데요. 이전에는 저렴하게는 10만 원대로 도 갈 수 있었어요. 아마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오키나와는 여행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선호하는 이유가 쾌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깨끗한 환경에 흥정할 필요 없는 정가제, 여행자들에게 친절한 문화까지 모두 갖추고 있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어요.
비록 운전 방향이 반대이긴 하지만 모두 매너 있게 운전하기 때문에 렌터카를 빌려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조심조심 운전하면 사고가 날 확률이 매우 낮아요. 운전이 어려우신 분들은 모노레일을 타고 나하 시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을 거예요. 아니면 잘 갖춰져 있는 당일여행 상품을 이용하시면 되고요. 공항과 가까운 시내인 나하에서 출발하는 남부 투어, 북부 투어 등 유명한 여행지를 들르는 버스 투어들이 있거든요.
세 번째로, 오키나와는 누구와 간다고 해도 추천할 수 있는 여행지 중 하나에요. 아주 어린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에서도, 부모님을 모시고 떠나는 효도 여행에서도, 친구나 연인끼리 가는 여행이라도 다 추천할 수 있죠. 비행시간 짧고, 쾌적하고, 렌터카 여행도 뚜벅이 여행도 가능하고, 당일여행 상품들도 잘 갖추어져 있고 볼거리도 풍부하니까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평범한 여행지가 싫은 분들은 비행기를 한 번 더 타고 아에야마 제도나 미야코 제도로 떠나는 오지 여행까지 가능해요!
네 번째로, 오키나와는 오키나와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확실한 지역색이 있어요. 쉽게 눈에 띄는 건 주황 지붕이 인상적인 오키나와 전통 가옥인데요. 오래된 전통 가옥을 ‘고민가‘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리고 그 앞을 지키고 있는 한 쌍의 동물이 있는데, 시샤라고 부르죠. 암수 한 쌍으로, 액운을 막아주고 복이 달아나지 않게 잡아주는 전설 속의 동물이라고 해요. 또, 다양한 곳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려 만드는 음식들도 일본 본토와는 조금 달라요.
여행자들 사이에 ‘한국에 제주도가 있다면 일본에는 오키나와가 있다’는 말이 있던데, 육지 사람들이 제주를 남쪽의 평온한 여행지로 생각하듯 일본 본토 사람들도 오키나와를 비슷하게 생각한대요. 실제로 아프고 슬픈 역사가 있는 것도 어쩐지 제주와 비슷해요.
다섯 번째로,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아마 눈이 시원한 풍경이 아닐까요. 일단 비행기를 타고 가는 길에서부터 만나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색은 정말 아홉 번을 봐도 감탄이 나와요. 오키나와 본섬을 지나 케라마 제도와 아에야마 제도로 가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바다의 푸른빛 말고도 숲이 주는 울창한 초록빛도 만날 수 있어요. 오키나와 중부의 절벽 만좌모나 오키나와 북부의 비세자키 가로수길에 가면 생명력 넘치는 녹색에 시력이 좋아질 것만 같아요! 그 외에 아기자기한 마을 골목을 탐방하거나 긴죠우쵸 돌 다다미 길을 산책할 때의 아기자기한 풍경도 오키나와의 사랑스러운 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이번 글에서는 오키나와를 추천하는 다섯 가지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렸네요. 오키나와 시리즈의 첫 글이라 서론이 길었어요. 다음 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오키나와 이야기를 해 볼게요! 마지막으로 조금 덧붙이자면, 저의 오키나와 여행에는 여행작가 전명윤님의 <프렌즈 오키나와>가 함께했어요. 많은 도움을 받은 여행 가이드북이기 때문에 언제나 추천하고 있어요. 오키나와 여행을 마음에 두신 분이라면 한 권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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