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내며 사칭한 범인을 잡았으나, 반성문 2장을 받고 용서했다고 밝혔다. 놀랍게도 당시 사칭범의 정체는 13살, 초등학생이었다.
11일 방송된 MBC ‘혓바닥 종합격투기 세치혀’에서는 크리에이터 풍자와 김계란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풍자는 ‘카리스마 MAX! 센 언니 풍자의 빌런 대처법’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 먼저 자신에 대해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다. 그렇기에 풍파가 어마어마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유튜브에서 큰 사랑을 받았는데, 빌런들이 꼬이기 시작했다”면서 “어느 날 문자로 욕이 왔다. 처음에는 ‘야 이 바보야’처럼 욕이 아주 귀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인신공격을 시작하면서 가족들 욕까지 했다. 나한테 나가 죽으라고 해서 결국 수소문을 해서 범인을 잡았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범인이 풍자에게 욕을 한 이유는 너무나도 황당했다. 그는 “범인을 잡아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욕을 한 이유를 물었더니 ‘넌 트랜스젠더잖아. 넌 나랑 급이 달라. 나보다 급이 낮아. 그런데 왜 나보다 잘 살고, 웃으면서 살아? 왜 사랑을 받아? 그래서 분했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토로했다.
심지어 황당한 상황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풍자는 “더한 태클러가 등장했다”면서 “다이렉트 메시지(DM)가 폭발했는데, 음성 메시지가 왔더라. 겁이 나서 이틀을 못 들었는데 눌러보니 내 목소리가 나왔다. 팬들에게 비하 발언을 하고 욕을 하는데 ‘내가 언제 이런 말을 했지?’ 생각하면서 식은땀을 흘렸다”라고 밝혔다.
음성 메시지의 범인은 따로 있었다. 그는 “내가 활동하지 않는 플랫폼에서 성대모사를 하는 분”이라며 “내 습관을 똑같이 따라 했더라. 나도 나인 줄 알았다. 나만 아는 버릇이나 습관이 있는데, 그걸 똑같이 따라했다. 그 사람은 방송에서 후원금을 받기 시작했고, 내 이름에도 먹칠이 나기 시작해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이후 갖은 노력 끝에 사칭범이 잡혔다. 그러나 사칭범을 만나기로 한 날 풍자는 예상 밖 인물의 등장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남자아이가 나왔다”라며 “나이를 들어보니 이제 초등학교에서 중학생으로 올라가는 13살이었다. 만으로 따지면 11살이었다. 그 친구가 나타난 순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이 친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문이 턱 막혔다. 정말 나도 속이 뒤집어 졌다”라고 했다.
사칭범을 비롯한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풍자는 “가정이 불우하고 힘든 상태였다. 이 친구가 사랑을 받고 자라기에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울면서 하는 말이 ‘사랑받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 당시는 (어린 학생들에게) 내 인기가 올라가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자기가 내 성대모사를 따라 했는데, 그제야 친구들에게 관심을 받았다고 했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면서 벌을 받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반성문을 읽으면서 마음이 많이 풀렸다는 풍자는 “그 친구랑 약속한 게 있다. 10년이 지나 방송할 마음이 있으면 꼭 연락해달라고 했다”면서 “남을 부러워하기 보다는 나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