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역마살찐년 김짜이입니다. 오키나와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썼던 지난 글에 이어 앞으로는 오키나와에서 아주 주관적으로 꼽은 가볼 만한 곳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요. 오키나와는 크게 나하, 남부, 중부, 북부에 케라마 제도, 미야코 제도, 야에야마 제도로 나뉘는데요.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여행하는 곳은 오키나와 본섬입니다.

오늘은 본섬에서도 나하에서 가볼 만한 곳 여섯 곳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전부 두 번 이상 가본 곳이고, 다시 오키나와를 간다고 해도 꼭 가볼 곳이에요. 여행지 세 곳과 맛집 세 곳을 꼽았습니다. 오키나와를 아직 안 가보신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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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긴조우초 돌다다미길

긴조우초 돌다다미길은 슈리 성 근처에 있는 아주 오래된 돌길입니다. 류큐 왕국 때의 길이라고 하는데요. 그런 만큼 길로 들어서면 오래된 시간의 더께 같은 게 느껴집니다. 긴 역사가 있다는 게 바로 와닿아요. 오래된 길을 중심으로 멋진 집들이 들어서 있답니다. 평일에는 매우 조용하니, 평일에 산책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참, 길은 꽤 언덕입니다. 슈리성 쪽에서 내려가면 내리막길로 갈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원래는 긴조우초 돌다다미길 대신 슈리 성을 꼽았을 거 같아요. 슈리 성이 화재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요… 류큐 왕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곳이 사라져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그 이후로는 코로나19 때문에 일본에 갈 수 없어 가보지 못했는데 열심히 복원 중이라고 들었어요. 하루빨리 안전하게 복원되길 바랍니다.

마키시 시장

어느 곳을 여행 가든, 시장을 꼭 들립니다.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오키나와의 나하에도 그런 시장이 있는데요, 국제거리 바로 옆에 있는 마키시 시장입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노린 기념품 숍이나 100엔 숍 같은 가게들이 즐비하지만,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약간 어두침침하지만 활기찬 분위기의 시장을 만날 수 있어요.

언뜻 보면 한국과 파는 것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세히 보면 디테일이 조금씩 달라요. 이런 점을 발견하는 게 재미 포인트죠. 생선 구경이 특히 재미있었어요. 수산물 코너에 가면 눈이 유난히 큰 생선들이 많아요. 처음에 보고 만화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한국 물고기들과는 다르게 색깔도 다양하고 모양도 조금씩 다르답니다.

쓰보야 야치문 거리

조용한 골목 산책을 좋아하신다면, 그리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도자기를 좋아하신다면 정말 꼭 가봐야 하는 거리입니다. 조금 투박해 보이는 돌길을 따라 도자기 공방들이 쭉 들어서 있는데요. 기어코 지갑을 열게 만드는 귀여운 도자 소품들부터 도자기로 만들어진 시샤들까지 각 가게마다 발길을 끄는 포인트들이 있어요.

이 골목에서 눈여겨볼 포인트는 옛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건데요. 골목으로 들어가는 길부터 오래된 집들이나 양손으로 잡고 꾹꾹 눌러서 물을 끌어올려야 했던 옛날 수도 펌프 같은 것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 정겨운 느낌을 줍니다. 입구에는 쓰보야 도자기 박물관이 있는데, 어쩌다 보니 아직 한 번도 가보지는 못했네요.


맛집

마츠모토 아구 샤부샤부

오키나와에서 딱 한 곳의 맛집만 갈 수 있다면, 저는 주저 않고 이 식당을 고를 거예요. 가격은 꽤 비싸지만 그 가치를 충분히 하는 곳입니다. 진짜 맛집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집도 메뉴 단 하나만을 취급하는데요. 바로 오키나와의 특산품인 ‘아구’, 신선한 돼지고기 샤부샤부를 먹을 수 있는 맛집입니다.

샤부샤부는 코스처럼 나오는데 처음에는 해초인 모즈쿠와 바다포도를 내주고요, 그다음에 야채, 버섯과 함께 돼지고기를 내줍니다. 여럿이 가서 많이 주문하면 돼지고기를 장미 모양으로 예쁘게 장식해서 주시기도 합니다. 모든 재료가 엄청나게 신선한데요. 특히 고기가 최고예요. 고소하고, 씹는 맛도 있고, 담백한 데다 풍미도 좋아요. 돼지고기를 먹고 나면 죽을 만들어주시는데, 그것까지 먹으면 정말 배가 빵빵해져요. 쓰다 보니 침이 고이네요.

텐토텐 오키나와 소바

소바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메밀로 뽑은 면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오키나와의 소바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음식과 비슷한 것을 찾자면 칼국수 정도일까요? 오키나와 소바는 일종의 국수로, 칼국수보다 조금 더 두꺼운 면을 사용합니다. 국물은 집마다 조금씩 맛이 다른데요. 고기 육수에 가쓰오부시를 더한 것이 느껴지는 맛이에요. 기본 오키나와 소바를 시킬 수도 있지만 고명을 추가해 더 푸짐하게 먹을 수도 있어요.

오키나와 이곳저곳에서 소바를 먹어봤지만 그중에서도 텐토텐이 제일 제 입맛에 맞았어요. 면발은 쫄깃한 편이고, 국물도 진하면서도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었거든요. 가게도 초록초록 풀들로 뒤덮인 게 너무 예뻤습니다. 나무로 되어 있어 정감 가는 인테리어도 좋았고요. 가이드북 <프렌즈 오키나와>에서 보고 간 곳인데 지도를 보니 걸어서는 갈 수 없겠더라고요. 주차장이 조금 오르막이라 주차하기가 쉽지는 않았으니 참고하세요!

이유마치 수산시장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보고 싶다면 이유마치 수산시장을 추천드려요! 나하 시내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편이에요. 국제거리 중간에서 설렁설렁 걸어가면 한 삼십분 정도 걸립니다. 차로 가면 금방이고요. 오키나와에서 가장 큰 수산시장인 만큼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맛집으로 소개할까 아니면 여행지로 소개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곳이거든요.

입구에서부터 화려한 해산물들이 반겨줍니다. 한 팩에 1000엔도 안 되는 초밥들이 있고요. 다양한 종류의 생선회가 있습니다. 아, 코로나 이후에는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모르겠네요. 초밥도, 회도 먹어봤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참치 회 덮밥이었어요! 큼지막한 참치 회가 올라가있는 참치 회 덮밥을 아주 저렴하게 먹었거든요. 심지어 간장까지 맛있다고 느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말씀드린 여섯 곳 중 텐토텐을 제외한 다섯 곳은 유이레일과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이에요. 뚜벅이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니, 오키나와에 가신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느꼈던 오키나와의 훈훈함을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편에는 오키나와 남부에서 가볼 만한 곳을 골라서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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