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감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기 위해서일 것이다. 한 폭의 그림 또는 작품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나 시대상을 분석하고 있노라면 그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압도감을 느끼기 위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고는 한다.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작품과 함께 소통하며 자신 스스로가 예술 작품의 한 부분이 된다면 어떨까. 전시품 안에 누워도 보고 또 미끄럼틀을 탈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변화하는 작품 속에 스며들 수 있고, 한 폭의 그림 속을 걸어볼 슈도 있다. 일방적인 메시지가 아닌 그 속에서 더 깊고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 2곳을 소개한다.

01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빛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 전시,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이다. 약 100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을 색색의 미디어 아트로 가득 채워낸다. 전시의 주제는 크게 두 가지다. 30분 길이로 상영되는 구스타프 클림트와 10분 길이의 이브 클랭이다. 구스타프 클림트 전시는 다시 여섯 가지 주제로 나뉜다. 비엔나의 신고전주의부터 클림트의 초기 작품 그리고 황금기 또 그와 예술적 영감을 나눈 에곤 쉴레의 작품 등이다.

이미 미술관이나 유사 전시를 통해 접해 본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이라지만, 웅장한 전시관을 가득 채운 작품이 전하는 울림의 깊이는 다르다. 곡면과 직선 등 다양한 투영면 그리고 미러룸 등 관람하는 시점에 따라 다른 감상을 전한다. 또 하나의 작품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연관된 작품 또는 조화를 이루는 작품이 함께 소개되기 때문에 더 다채로운 감상을 할 수 있다는 평이다.

30분의 전시가 지나면, 이브 클랭의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이브 클랭은 1950년대 파리에서 활동한 화가다. 그의 작품은 선명하고 진한 파란색 물감으로 대표된다. 청금석을 연료로 한 울트라마린을 넘어선 인터내셔널 클랭 블루(International Klein Blue)라는 독자적인 색상을 사용해 인체를 주제로 한 강렬하고 자유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여기서 미디어 아트의 장점이 돋보인다. 작품뿐 아니라, 작품의 제작 과정을 한 스크린에 담아낸다. 여기에 작품을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며 신비로운 영상미를 빚어내니, 미디어 아트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겠다.

여러 작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영상 작품인 만큼, 여러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이 있다면 갤러리 룸으로 가면 된다. 갤러리 룸은 쇼 영상에 사용되는 대표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현재 전시되는 시퀀스 중 대표적인 작품을 큐레이팅 해 작품명과 작가, 소장처 등을 소개한다.

전시가 펼쳐지는 공간인 ‘빛의 시어터’도 주목할 만하다. 빛의 시어터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연장인 ‘워커힐 시어터’를 되살린 공간이다. 대표 공연인 ‘하니비 쇼’를 중심으로 ‘피카딜리 쇼’ 등 세계 최정상급의 해외 쇼를 초청하는 등 국내 공연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러한 역사성은 전시공간 내에서도 엿볼 수 있다. 관람로를 따라 진입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바로 옛 무대 공간이다. 무대 중앙에는 공연자를 오르내리던 리프트가 자리하고 있고, 옆으로는 제어 기기가 자리한다. 현재 그는 역사를 담은 전시물로 기능을 하며 그 역사성을 증거하고 있다.

운영시간 : 월~목 10시~20시 / 금,토요일 10시~21시

전시기간 : ~2023.03.0(현재 연장 논의 중)

주소 : 빛의 시어터 in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관람료 : 성인 29000원 청소년 21000원

02

테이프 서울 & 튜브 서울

5년 만에 한국을 찾은 테이프 서울과 국내에는 첫 선을 보이는 튜브 서울이다. 유럽 출신의 세계적인 아티스트 그룹 뉴멘/포유즈의 대규모 프로젝트 전시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재가 아닌 테이프와 라텍스, 그물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시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추상적이고 어렵다는 현대 예술 작품의 선입견에서 탈피해, 직접 전시물 안에 들어가 호흡할 수 있는 소통형 작품을 구상했다.

1층에 자리한 테이프 서울은 2010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테이프 파리’, ‘테이프 스톡홀름’, ‘테이프 도쿄’ 등 전 세계의 도시를 순회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다.

전시물을 마주하고 가장 먼저 든 감상은 웅장하다였고, 그다음은 과연 안전할까였다. ‘내부가 훤히 비치는 얇은 테이프 구조물 위에 과연 몸을 올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쯤, 큐레이터의 설명으로 일단락됐다. 전시 관계자는 “건축학을 전공한 예술가가 10년 넘게 전시를 해왔다”며 “설계 시공 시뮬레이션 및 수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으니 안전에 대한 염려는 접어두어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게 및 관람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안심시켰다.

용기를 내 들어선 전시물 내부는 외관보다 퍽 색다르다. 테이프에 대한 못 미더움은 사라지고,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시야에 집중하게 된다. 여기저기로 나있는 좁고 경사진 통로는 일상의 공간을 새로운 차원으로 치환한다.

K현대미술관 2층에는 지네를 형상화한 튜브 서울이 있다. 안전망을 이어 통로를 만들고, 수많은 밧줄을 연결해 안전하게 지탱했다. 얼핏 봤을 때는 뱀의 형상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수없이 뻗어 나간 밧줄은 과연 지네를 형상화했음을 설명한다.

신발을 벗고 올라선 전시물은 하나의 놀이 기구에 올라탄 듯하다. 탄성이 있는 그물인 만큼 생동감과 재미가 느껴진다. 성긴 그물로 짜인 구조물인 만큼 외부와 내부의 연결성이 강조된다. 그물망 너머로 보이는 다른 관광객과 또 다른 통로의 모습이 전시의 주제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상’을 더 생생하게 담아냈다.

동선은 총 2개 입구는 총 2개다. 각 통로가 하나로 이어진 유기체로 구성된 까닭에 다른 한쪽의 움직임이 그대로 손과 발에 전달된다. 균형을 잡으며 이동하고 또 급격한 경사를 오르내리다 보면 구슬땀이 송글 맺힌다. 과연 마지막에 전시를 관람할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운영시간 : 화~일 10시~19시

전시기간 : ~2023.01.29

주소 : 강남구 선릉로 807 K현대미술관

관람료 : 성인 1만3000원, 중고등학생 1만 원, 어린이 8000원 (튜브 서울, 테이프 서울 별도)

글 = 정윤지 여행+ 기자

사진 = 정윤지 여행+ 기자, 정승아 여행+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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