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업 시작 시간이 기존 오전 9시30분에서 9시로 복원된 30일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 영업시간 변경을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축했던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정상화한다. 2023.1.3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사항으로 전환된 30일, 은행들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축했던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정상화했다.

1년6개월 만에 운영시간이 1시간 늘어나면서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사용자측과 영업시간 정상화 과정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금융노조 측은 ‘노사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형사 조치를 예고했다.

이날 오전 9시, 수도권의 한 우리은행 영업점은 문이 열리자마자 각 창구가 고객들로 꽉 찼다. 은행 영업점이 이날부터 30분 일찍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개점 전부터 일찍이 방문한 고객들이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50대 남성 박희원씨(가명)는 해외 거래처와의 송금업무가 잦은 특성상 영업시간 정상화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9시부터 문 연다는 뉴스를 보고 20분 전부터 와서 기다렸다”며 “해외 현지와도 시간을 맞춰야 하는 입장이라 앞뒤로 30분 영업시간을 늘린 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고령층 고객들은 영업시간 정상화 조치를 특히 더 반겼다.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이 서툰지라 주말 내내 기다렸던 은행업무를 30분 먼저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86세인 김학범씨는 이날 제일 먼저 도착해 은행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김씨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오늘부터 은행이 9시부터 4시까지 연다고 어제 뉴스에서 봤다”며 “참 좋다”고 했다. 그는 “2년 동안 부었던 통장을 오늘 찾는 날”이라며 “난 까만 건 글자고 하얀 건 종이라는 것만 알기 때문에 이렇게 은행에 직접 와서 직원들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 전통시장에서 근무하는 60대 여성 지모씨도 “9시부터 은행을 연다고 해서 부리나케 왔다”면서 “월요일엔 은행에 사람이 평소보다 많으니까 이렇게 일찍 와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금융노조에서 은행 영업시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범 부위원장, 박 위원장, 김형선 수석 부위원장. 은행 영업시간이 오전 9시~오후4시로 원상복구된 이날 금융노조는 사측이 노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며 점포 특성에 맞게 영업시간을 다양화하고 9 TO 6 점포와 같은 고객의 금융접근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1.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반면 그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의 일괄적인 회기를 반대해온 금융노조는 사용자 측을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노사 협의로 운영시간을 단축할 당시 재조정 문제도 노사가 함께 정하기로 했지만, 협의에 진척이 없는 틈을 타 사용자측이 일방적인 통보로 노사합의를 파기했다는 주장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측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반 영업하는 절충안과 함께 고객 편의와 접근성을 확대하는 ‘9 TO 6’ 점포의 확대, 점포 입지에 따른 은행별·점포별 자율적인 영업시간 설정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사측은 노측의 모든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또는 대표를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권리 침해 사실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는 대로 가처분 신청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wh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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