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촛불승리전환행동 집회에서 한 시민이 아들 학교 폭력 논란에 휩싸인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아들의 학폭 논란으로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만에 사임한 것을 두고 MZ세대가 공분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가한 것도 모자라 ‘3대 국민 역린'(입시·취업·병역) 중 하나인 입시에 ‘부모찬스’를 동원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2030은 정 변호사의 아들(22)이 학교폭력으로 강제전학 처분을 받고도 서울대에 입학한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학원생 안혜원씨(28·여)는 “검사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가 행정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 아들의 진술서를 교정해주고 법조계 인맥을 동원했다는 데 ‘부모찬스 끝판왕'”이라며 “학교를 잘 가기 위해 부모가 시험을 대신 봐주고 자소서를 대신 써주는 과거의 입시비리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노모씨(34·여)는 “피해 학생은 공황장애로 고통받았는데 가해 학생은 명문대로 진학하는게 ‘공정과 정의’인가”라며 “학폭을 하든 남을 괴롭히든 부모 잘 만나면 명문대 간다는 선례를 남길까봐 무섭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직장인 김모씨(30·여)는 “생활기록부에 학교폭력 사실을 고의 누락한 것 아닌지, 자기소개서를 아버지가 대신 쓴 것은 아닌지도 조사해야 한다”며 “사실이라면 정씨 부자의 행위는 입시 업무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비난했다. 

정씨의 판결문에 담긴 ‘학교폭력 사안조사 보고서’를 언급하며 특권의식을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고서를 보면 당시 고교 교사가 “정군은 자신보다 급이 높다고 판단하면 굉장히 잘해주고 급이 낮다고 생각하는 학생에겐 모멸감을 주는 식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습관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정 변호사 아들의 대학 동문인 안모씨(30)는 “‘아버지가 검사라서 소송에 가면 무조건 이긴다’ ‘판사와 친하면 질 수가 없다’ ‘검사는 뇌물을 받는 직업’이라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데 아버지가 집에서 평소 뭐라고 했는지 알 만 하다”며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특권의식”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이경아(24·여)씨는 “‘더글로리’ 실사판이 따로 없다”며 “학교폭력 가해자의 아버지가 국가수사본부장이 된다면 학폭 수사가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고개를 저었다.

© News1 DB

2030은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한다”는 정 변호사의 해명에도 분노하고 있다.

직장인 김상희씨(34·여)는 “아버지가 법지식과 검찰 인맥을 동원해 소송하는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있었다”며 “첫 가해자가 아들이라면 두번째 가해자는 정 변호사”라고 비판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게시판에도 아들 정씨를 겨냥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게시자는 “정유라와 조민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잘못을 저질렀지만 정씨는 이유없이 다른 학생을 괴롭혔다”고 썼다. 또 다른 학생은 “정씨가 부모 덕 안보고 산 평범한 대학생인 척, 코로나 때문에 슬픈 새내기인 척 (나를) 대했던 순간들이 너무 화가 난다”고 적었다.

전문가들은 ‘정순신 사태’가 불공정 문제와 관련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폭력, 갑질은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 (아랫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구조적인 사회문제”라며 “이번에 공직자 추천 과정에서 갑질이 드러났는데 MZ세대가 사회의 권력·계층관계를 목격하면서 분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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