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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서울메트로환경 미화원들이 27일 오전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당시 부착한 선전용 스티커를 제거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지하철 승강장에 타일과 쇠가 부딪쳐 긁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선전전 도중 부착한 스티커를 청소 노동자들이 떼어내는 소리였다.
접착력이 강한 탓에 10분가량 공을 들여도 타일 한 개만큼의 스티커를 떼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청소 노동자 15명이 30분 이상 작업에 매달리자 접착제 자국이 남은 타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교통공사는 2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메트로환경 소속 청소 노동자와 지하철 보안관과 안전요원 등 30명을 투입해 삼각지역 청소 작업을 전개했다.
앞서 전장연은 지난 13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상행선 진접 방면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전개한 뒤 벽과 기둥, 바닥에 선전물 스티커를 부착했다.
스티커에는 ‘기획재정부는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하라’, ‘기획재정부는 한국판 T4프로그램을 멈춰라’, ‘오세훈 서울시장 UN 탈시설 가이드라인 준수’, ‘장애인의 자유로운 공간 이동 보장하라’ 등의 문구를 담았다.
바닥면의 스티커는 부착 당일 미끄럼 사고 등 안전상의 문제를 감안해 곧장 제거됐다.
다만 다른 곳에 붙은 스티커는 이날까지도 그대로였다. 스티커를 떼내려던 흔적이 역력했지만 잔해물과 조각 등이 지저분하게 남았다. 바닥 곳곳의 얼룩덜룩한 접착제 흔적도 눈에 띄었다.
이선숙 서울메트로환경 주임은 “(바닥 스티커 제거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 하루에 다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진득거리는 접착제가 (승객들의) 발에 묻기 때문에 매일 청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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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서울메트로환경 미화원들이 27일 오전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당시 부착한 선전용 스티커를 제거하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
청소 노동자 한 명이 끌처럼 생긴 도구로 스티커를 긁어내면 또 다른 청소 노동자가 그 자리에 약품을 뿌리고 수건으로 닦아냈다. 또 다른 한 명은 바닥에 떨어진 스티커 조각들을 쪼그려 앉아 그러모았다. 이 같은 작업은 주·야간조가 휴식 시간 없이 교대로 진행하고 있다.
작업에 열중하던 한 청소 노동자는 벽면을 직접 만져 볼 것을 제안하며 “긁어서 떼어내도 끈적거린다. 약을 뿌려서 닦아내야 하는데 그 일을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착제를 제거하는 약품의 냄새 등도 청소 노동자들에게는 또다른 골칫거리다. 이 청소 노동자는 “약을 분무하다가 눈에 들어가서 병원에 가는 사람도 많다”며 “(약이 들어가면) 눈에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장연 선전전이 주로 이뤄지는 혜화역에서는 (스티커를) 붙이고 떼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물론 전장연이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만큼 뗄 때 신중히 고민해야 하기는 하나 미관과 안전상 문제가 있는데다 현행법상 불법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작업에 350만원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후 전장연에 대해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 요구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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