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랑스 알프스에 살고 있는 롱베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나만 알고 싶은 프랑스>는 특정 장소가 아닌, 온 나라가 떠들썩한 프랑스 대국민 축제입니다. 벌써 올여름휴가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 혹시 7월 프랑스 여행을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


첫 번째, 7월 14일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입니다. 이날 하루는 대부분 큰 도시에서 불꽃놀이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특히 파리 샹젤리제 거리 행사는 TV에 생중계될 정도로 볼거리가 풍성한데요. 에어쇼를 시작으로 개선문부터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행진은 약 2시간 동안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요.

또한 저녁에는 에펠타워 앞 마르스 광장에서 클래식 콘서트가 개최되고, 화려한 불꽃이 파리의 밤 하늘을 반짝반짝 수놓습니다. 이 에펠타워 불꽃놀이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등과 함께 세계 최고의 불꽃놀이로 손꼽혀요.
그러니 ‘바스티유 데이’라 불리는 7월 14일 프랑스를 여행하신다면, 파리나 니스 같은 대도시에 머무를 수 있도록 일정을 세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에펠타워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링크입니다]
https://youtu.be/O41AY0uZ5hU

두 번째는 7월 프랑스 전역을 통과하는 대국민 축제

<뚜르 드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로 자전거 대회로 보통 7월 3주 동안 프랑스 전국을 달리며 선수들의 기록을 합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시합이에요. 도시, 시골, 산속 마을까지 프랑스의 구석구석을 지나고, 그 지나는 곳마다 축제장으로 변신하는데요. TV에서 생중계도 하지만, 현장에서 보기를 추천해요. 스크린에서 보여주지 않은, 비하인드 스테이지가 더더더 찐이거든요!! 선수들이 지나는 길목 어딘가에 계시다면 직관은 물론이고 소소한 선물도 챙겨 가실 수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루트는 매년 조금씩 바뀌는데 <뚜르 드 프랑스> 공식 사이트에서 전체 루트 및 일자별 이동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올해

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루 단위 자세한 이동 경로와 난이도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알프스 마을은 아주 유명한 산악 도로 Col de la Colombiere의 초입에 위치해요. 덕분에 2~3년에 한 번씩 <뚜르 드 프랑스>가 마을을 지나 가요. 올해도 혹시 루트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기대를 하며 확인했지만, 아쉽게도 바로 옆 마을로 통과하네요. 포스팅에 쓰인 사진들은 2020년 <뚜르 드 프랑스>가 저희 마을을 지날 때 찍은 것이에요.


대회 개최 한 달 전부터 집집마다 자전거를 발코니에 내걸거나, <뚜르 드 프랑스>의 상징인 노란 얼굴과 빨간 물방울무늬 king of mountain 티셔츠를 걸어 두며 열렬한 환영인사를 보냅니다.


당일 도로는 통제가 되는데요. 제가 사는 곳처럼 산골 마을들은 하루 전날부터 통제가 시작돼요. 왜냐면요. 가장 신기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바로 선수들의 이동 경로를 쫓아다니는 열성팬! 캠핑카의 존재 때문이에요. 정말 어마 무시한 캠핑카가 동네의 공터란 공터는 다 점령했더라고요. 원래 동네에 캠핑이 허용된 공간은 딱 한 곳인데 이날 하루만은 인파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마을 전체에서 캠핑을 허락했는데도 더 이상 주차 공간이 없어서 하루 전부터 길을 통제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아쉽게도 경기 당일은 날이 흐리고 선수들이 도착할 즈음에는 비까지 내렸어요. 야외 경기라 아무래도 비 때문에 축제 분위기가 조금 가라앉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일단 비하인드 스테이지의 하이라이트는 ‘카라반 행사’인데요. 이 카라반이 무엇이냐면요.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비주얼의 자동차들이 도로를 달리며 선물을 길에 막 뿌립니다. 그러면 도로 양쪽에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며 열심히 주워 담는??… 본 행사 시작 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바람잡이? 같은 이벤트예요. (줍는 사람이 임자! 득템 보장!)




살면서 우리 동네에서 볼 거라고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비주얼이 쇼킹한(?) 차량 행렬은 약 30 분간 계속되었는데요. 음악이며 사람들의 환호성이며 정말 너무 웃겼어요.




던지는 선물도 다양한데 일단 티셔츠! 저도 하나 받아서 입었고요. 모자, 캡, 우비, 과자, 소시숑, 세탁 세제, 만화책, 쇼핑백, 물, 하리보 등등 그해 <뚜르 드 프랑스>의 스폰서 브랜드들이 총출동해서 선물 공세 및 브랜드 홍보를 해요.

마을 시청에서도 방문객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사진 속 청년은 프랑스에서는 꽤 유명한 ‘외줄 타기 달인’인 동네 주민인데요. 이런 큰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공식 기관에 소속된 선수라고 해요. 그는 성당 종탑과 맞은편 집의 굴뚝에 줄을 연결해서 선수들이 도착할 즈음부터 외줄 타기를 시작했어요.
저처럼 이곳에 사는 사람도 있지만 다른 프랑스 지역 사람들, 타 유럽 국가, 특히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여행자들에게 막간의 재미를 선사하기 충분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이날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도착했을 때 찍은 건데요. 오르막길을 지나는 선수의 속도에 한번 놀라고 그 뒤를 따라 빠르게 달리는 스태프의 행렬에 두 번 놀랐어요. 촬영용 오토바이와 헬기, 여분의 자전거를 지붕에 탑재한 자동차, 경찰차, 앰뷸런스가 바짝 붙어서 정말 빠르게 이동하더라고요.
선수들이 지날 때마다 관중들은 박수와 함께 엄청난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외줄 타기 달인은 마지막 선수가 마을을 통과할 때까지 균형을 잡은 채 줄 위에 있었고요. 비까지 오는데 집중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날 선수들의 이동 거리는 약 150km였어요. 평지 아니고 알프스의 유명한 고갯길을요..!! 어느 나라 선수인지, 어느 팀인지 그런 걸 다 떠나서 그냥 대단하고 존경스러웠습니다.

오랜만에 마을 주민 모두가 밖으로 나가 즐겁게 먹고 마시고, 아이처럼 소리치고, 작은 과자 봉지에 마냥 기뻐할 수 있게 허락된 날인 것 같았어요. 축제가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이쯤 되면 3주 내내 <뚜르 드 프랑스>를 쫓아다니는 열성 팬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경기장에 가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지나는 경로에 있다면 직관 및 참여가 가능한 <뚜르 드 프랑스>! 7월 프랑스 여행을 준비한다면 미리 루트를 확인하고 여행 계획을 세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도로가 통제될 수 있으니 하루 전날에 그곳에 도착해야 하는 걸 잊지 마세요.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제 친구는 이 <뚜르 드 프랑스> 직관이 인생 버킷 리스트라 하더라고요. 사실 전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라 아무것도 모른 채로 봤는데도, 정말 오랜만에 한껏 업 되어 마음껏 즐겼어요. 그리고 올해의 축제를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럼 저는 2주 뒤 더 유익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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