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더랜드’ 임윤아, 넌 정말 예쁜데 노련하구나!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소녀시대의 윤아로 유명한 배우 임윤아가, 사실은 로맨틱 코미디를 지금까지 한 번도 하지 않은 배우라고 설명하면 많은 이들이 놀라지 않을까 싶다. 임윤아는 소녀시대로 데뷔하기 3주 전 처음 방송했던 2007년 MBC 드라마 ‘9회말 2아웃’으로 데뷔했지만, 지금까지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작품을 하지 않았다.

그를 배우로서 안착하게 해준 작품 KBS1 ‘너는 내 운명’ 장새벽은 분명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지만, 이 작품의 장르는 가족극에 가까웠고 2012년 방송된 윤석호 감독의 작품 KBS2 ‘사랑비’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정통 멜로에 가까웠다. 굳이 그가 현재의 정하나를 연기하면서 서준 역 장근석과 벌였던 초반의 티격태격 장면을 로맨틱 코미디라 정의한다면 할 말은 없다.

어쨌든 현재 절찬리에 방송 중인 ‘킹더랜드’는 임윤아 커리어 첫 번째 로맨틱 코미디다. 그는 현재 로맨틱 코미디가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갖은 요소를 다 끌어모아 선보이고 있다. 어렵지만 꿋꿋하게 시련을 돌파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리고 구원 역 이준호를 처음 만나 서로 오해하고 다투는 모습도 보였다.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식당에서의 키스장면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연애모드’로 접어든 이후에는 1회가 멀다 하고 다양한 ‘애정행각’을 선보이는 중이다. 이는 태국이든 한국이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후반부에 접어든 ‘킹더랜드’가 드디어 구원의 정략결혼 등 누나 구화란(김선영)의 계략이 등장하면서 위기에 빠진 연인의 모습도 마음껏 보여줄 예정이다. 훗날 임윤아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모르지만 아마 ‘킹더랜드’는 임윤아 연기 인생에서 로맨틱 코미디 요소의 집약체이자 정수임은 분명할 듯하다.

'킹더랜드' 임윤아,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최근 임윤아의 행보는 원래 성장해왔던 가수로서의 모습보다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데뷔 이후 2010년대 중반까지는 당연히 소녀시대로서의 모습이 많았다. 배우로서 임윤아의 본격적인 행보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중국 드라마 ‘무신 조자룡’을 찍고 돌아온, 2015년 tvN ‘THE K2’의 이후로 봐야 할 것 같다.

임윤아가 쌓아온 가수로서의 이미지는 사랑스러움, 여신, 발랄함 등 성찬으로 가득한 수식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도 엑기스의 연습생만 모았다는 소녀시대에서 비주얼 센터를 맡고 있었으며, 데뷔 전부터 각종 광고와 선배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출연을 통해 가장 먼저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도 배우를 주요한 꿈 중 하나로 설정해놓고, 꾸준히 단계를 밟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THE K2’에서의 고안나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임윤아에 대한 이미지를 살며시 배신한다. 임윤아가 연기한 고안나는 극 중 유력 대권주자의 숨겨진 딸로, 태생부터 안고 있던 비밀로 힘겨워하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늘 미소가 내려앉았던 입꼬리는 굳게 닫혔고, 밝게 웃던 눈에는 그늘이 졌다. 이 작품 역시도 액션과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정치, 첩보물 등 복합장르의 첨단을 보이던 작품이었다.

'킹더랜드' 임윤아,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그다음 MBC ‘왕은 사랑한다’의 은산 역시 지독한 사랑에 갇혀버린 고려 거부의 딸이었다. 진실을 향해 달리던 JTBC ‘허쉬’의 기자 이지수, 역시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남편 박창호(이종석) 못지않게 종횡무진하던 MBC ‘빅마우스’의 l고미호. 임윤아의 작품들은 밝은 분위기보다는 감춰진 진실을 밝히고,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는 고발극들이 주를 이뤘다.

드라마에서 어두운 모습을 보였다면, 영화에서는 피치를 한 톤 이상 올렸다. 지금의 배우 임윤아를 있게 한 영화 ‘공조’ 시리즈의 박민영, 2019년 조정석과 호흡을 맞춘 ‘엑시트’의 정의주는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고, 여러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사이다 매력의 캐릭터였다. 결국 ‘공조’ 1편에서 비중이 적었던 임윤아는 스스로의 역량과 노력으로 철딱서니 없는 처제 박민영의 캐릭터를 살려냈고, 2탄에도 비중있는 주역으로 출연하는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 촬영된 영화 ‘2시의 데이트’ 역시 임윤아의 발랄한 모습을 강조할 로맨스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녀시대로서의 사랑스러운 이미지, 여기에 드라마를 통해 쌓은 진중하고 차분한 이미지 여기에 영화에서는 도리어 텐션을 올려 활력을 더하는 이미지는 지금의 임윤아가 데뷔 16년이 지나도 여전히 새로울 수 있는 세 개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데뷔 16년 차의 아이돌. 누구에게는 흘러간 영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리에서 임윤아는 자신만의 당당한 영역을 개척했으며, 지난해 소녀시대로서 15년 차를 맞이하던 시기에는 소녀시대의 활동과 영화의 성공 그리고 드라마의 주연급 활약 등이 동시에 오는 전성기를 열어젖히기도 했다.

'킹더랜드', 사진=엔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지금까지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은 가수로서 쌓은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무대 위에서의 인위적인 이미지가 생활연기가 포함돼야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는 잘 옮겨지지 않았기에, 많은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임윤아는 누구보다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자신을 객관화한 상황에서 매체에 맞게 자신의 모습을 변화무쌍하게 가꿔온 덕분에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됐다.

이번 ‘킹더랜드’는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임윤아에게 제일 잘 맞는 옷 중의 하나가 로맨틱 코미디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임윤아와 이준호가 만들어내는 ‘비주얼 호흡’ 또는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인한 ‘호흡’은 누가 뭐라 해도 시청자들이 ‘킹더랜드’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연기자로서 16년. 누군가는 노련함을 이야기한다. 임윤아에게는 아직 보이는 노련함은 없다. 외모는 여전히 사랑스러우며, 지금도 걸그룹 센터에 놔도 어울린다. 하지만 그 안에, 자신의 연기력을 이해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정확히 알고 그 힘과 방향성을 잘 배분하는 능력이 노련함이라면, 배우 임윤아는 지금 충분히 노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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